◎유족 “경각심 일깨우자” 영구차 시청앞 집결/대책위대표들 우신임시장과 40분간 면담 성수대교참사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공동대표 5명은 23일 상오 9시 시청앞 광장에 영구차를 이끌고 집결, 이번 사고에 대한 정부측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촉구하며 사고후 처음으로 서울시장과 40분간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대책위는 『정부가 장례식날인 오늘까지 단한번도 책임있는 사후 대책이나 계획도 밝히지 않아 희생자들 영전에 면목이 없다』며 『보상에 앞서 정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우명규서울시장은 이에 대해 『사고 처리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시장으로서 충분한 보상이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가족대책위측은 학교노제때와 시청앞 기자회견서 수차례 『시신을 시청앞에 운구한 것은 시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참변이 없어야겠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피해 보상에 연연한 시위로 오인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시청앞에서 공식적 노제를 지내고 서울시장이 영령들 앞에 직접 조문할것을 요구하는 유족측과 이를 만류하는 서울시관계자들 사이에 가벼운 충돌이 벌어졌다. 유족측은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시청앞 노제를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서울시장이 하오 6시 유가족대책위 5인 공동대표와의 면담을 약속하자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16번 시내버스 운전사 유성렬씨 유가족은 광장앞에 영구차를 세우고 간단한 노제를 지낸 뒤 벽제 공원묘지로 떠났다.
○…3일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합동수색대는 강바닥을 수색하는 한편 추가 희생자의 시체가 떠오를 것에 대비해 하류등에 전경들을 배치했다.
수색대는 사고 3일이 지났는데도 실종자신고가 경찰에 한건도 접수되지 않은 사실을 들어 희생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듯 시간이 지날수록 작업은 맥빠진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편 휴지처럼 구겨진 시내버스가 다리 북단밑 강변에 방치돼 강변북로를 지나는 운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버스안에서는 아직도 희생자들의 피자국과 학생들의 도시락에서 나온 밥덩어리가 여기저기 붙어있어 참혹한 사고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23일 상오 서울시청 3층 기획상황실에서 한강교량 설계및 시공사 대표들이 참석, 우명규시장주재로 열린 한강교량 안전점검 보수대책회의는 시종 숙연한 분위기로 일관했다.
우시장은 『상오8시에 대통령으로부터 조속히 안전대책을 강구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한뒤 『서울시 최초의 기술직출신 시장인 나를 기술자 여러분이 더욱 도와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시장은 『병사가 전쟁터에 나가는 심정으로 교량 안전점검에 임해달라』고 주문하고 『이번 점검과 보수에 협조하지 않는 회사는 서울시가 발주하는 모든 공사의 참여를 배제시키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정덕상·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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