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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팔아 자식교육 부모희생 너무 커/구엔푸빈(내가본 한국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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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팔아 자식교육 부모희생 너무 커/구엔푸빈(내가본 한국 한국인)

입력
1994.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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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주한베트남대사로 하국에 부임한지 거의 2년이 돼간다.그동안 전국각지를 돌며 정치인,사회단체인사,학자,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한국인들을 만났다.그러면서 폭넓은 경험과 풍부한 식견을 쌓았다.이곳의 첫인상은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자질 또한 월등하다는 것이다.한국에는 평지가 별로 없고 산이 많으며 부존자원도 빈약하다.하지만 어느곳이든 한국인들의 지혜가 깃들이지 않은 곳이 없다.생산현장이나 산업시설을 가보면 「땅은 제한돼 있지만 창조력은 무한하다」는 구호가 적혀있다.바로 이런 풍부한 인적자원의 활용이 60년대초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의 빈국을 1인당 국민소득 7천달러의 부국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일것이다.그리고 이 풍부한 인적자원이 바로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열에서 나옴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약간의 문제는 있는것 같다.자식들 교육을 위해서라면 많은 부모들이 논밭할것 없이 모두 팔아 교육을 위해 부모들 대부분이 자신의월급 절반이상을 뚝 떼어 자식들에게 보내고 있다.교육도 좋지만 부모들의 생활을 희생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외국에서는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추어져 국가가 대부분 교육시설을 확장하고 교육료를 지불한다,그러나 이곳에서는 유치원도 전혀 사회복지 혜택이 없다.오직 부모들이 허리띠를 졸라매 교육비를 마련해야 한다.학부모에게는 너무 부담이 크다.훌륭한 인적자원의 양성을 위해 국가와 학부모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은 또 물가가 생각외로 비싼 편이다.한국인들이나 이곳에 거주하는 외국인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다.베트남과 비교해보면 한국에서 쌀1㎏을 살 수 잇는 돈으로 베트남에서는 무려 10㎏의 쌀을 살수 있다.쌀을 비롯한 생필품 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 심지어 이발료등 각종 서비스료도 엄청나게 비싸다.물가의 상승은 인건비 상승도 한 원인이 되겠지만 그보다는 지나친 소비욕구와 낭비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서울시내 백화점에 진열된 고가의 외제상품 및 호화물품들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날개돋친듯 팔려나간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것 같아.그와 더불어 「한국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외부의 지적을 한국인들은 그냥 흘려듣지 말고 곰곰이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얼마전 지방의 한호텔에서 칫솔같은 일회용 물품을 호텔비에 포함시키지 않고 필요한 손님에게만 판매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또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호텔측의 지혜가 돋보였다.이호텔처럼 한국인들 모두가 사소한것부터 절약하는 자세로 생활해 나간다면 한국경제는 좀 더 알차고 건실하게 발전해나갈수 있으리라 본다.<주한베트남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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