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신제품 내놓고 총력전/주부체감·불만부족 1호… 얼마나 개선될진 미지수「세탁기에 사활을 건다」가전업체들의 세탁기전쟁이 다시 가열되기 시작했다.가전업체들이 새로운 수류조절기술을 채용한 세탁기를 일제히 선보이면서 대대적인 광고·판촉공세를 펼치고 있다.신제품설명회는 물론 주부들로 고객평가단을 조짇,홍보활동에 나서는가하면 자기회사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타사제품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상서런시장까지 마련하는 등 세탁기를 둘러싸고 전례없는 대회전이 벌어지고 있다.
가전업체들의 세탁기전쟁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지난헤 「삶은 세탁기」와 「엉킴세탁기」논쟁으로 격전을 치른 가전업체는 불과 두달전에 절수 절전등 환경보호형 세탁기를 내놓고 자존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가전업체들이 이처럼 치열한 세탁기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연간 6천억원에 이르는 방대한 세탁기시장 규모도 규모지만 세탁기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제품특성때문.세탁기는 귀찮고 힘든 「빨래의 의무」에서 벗어나려는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가장 높은 품목중의 하나다.
TV나 냉장고의 기술차이라고 해봐야 주부들이 피부로 느낄만한 큰 불편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세탁기의 기술차이는 바로 주부들의 불편과 불만으로 이어지고 주부들이 선택권을 쥐고 있는 다른 가전제품판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가전업체들이 세탁기경쟁에서만큼은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비상한 각오를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까닭에서이다.
「공기방울이냐,다단계물살조절이냐,아니면 폭포수냐,폭포봉이냐」가전업페의 이번 세탁기전쟁의 승패는 어느 세탁기가 빨래의 때를 잘 빼느냐는 빨래기술에서 판가름 날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의 「W폭포수류 신바람세탁기」는 폭포처럼 물을 떨어뜨려 빨래를 「때려 빠는」원리를 이용하고 있다.금성의「위상제어 세탁기」는 빨랴의 종류에 따라 물살을 다단계로 조절하는 위상제어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우전자 내놓은 「신공기방울세탁기Z」는 공기방울방식에 빨래만 모양의 세탁조를 채택,두들겨 비벼서 빠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동양매직도 폭포수방식과 세탁기의 원리를 결합한 「폭포봉 세탁기」를 개발,본격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세탁기 광고·판촉전은 이들제품이 선보이기 전부터 이미 후끈 달아올라 있다.탤런트 유인촌을 「빨래하는 남자」로 내세워 큰 효과를 보았던 대우전자는 최근 신세대주부취향의 「미시」광고전략으로 또다시 시선을 끌고 있다.「나는 미시공기방울」세탁기여,너는 편리해질 의무가 있다」는 이색적인 광고문구와 함께 탤런트 박지영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신세대주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대우는 서울에 이어 부산 광주등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신공기방울세탁기Z」에 대한 제품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금성사는 위상제어세탁기 개발에 맞춰 주부 1백명을 공개 모집해 업계 최초로 「고객평가단」을 구성,이를 광고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한편 삼성저나는 최진실의 대를 잇기 위해 선발한 신인모댈 윤혜영을 내세워 최근 세탁기광고부터 전격 투입했다.
가전업계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세탁기는 여전히 소비자 불만대상 1호품목이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다.경쟁사에게 선수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흉내내기식 기술모방과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실질적인 기술개발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개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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