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3년… 교생실습길에 참변/홀어머니 김씨 “평소 딸 장기기증 뜻” 성수대교아래 한강에서 무참하게 숨진 꿈많던 예비 여교사의 시신이 의학발전을 위해 병원에 기증된다.
교사 지망생 이승영양(20·서울교대 국어과3년)은 21일 아침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한신상가아파트 집을 나서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안평국교로 교생실습을 가기 위해 16번 시내버스에 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이양의 홀어머니 김영순씨(44)는 비명에 간 외딸의 유해가 안치된 영안실에서 눈물로 밤을 지샌 뒤 결심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이양의 장기와 시신을 고려대 안암병원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려대측은 시간이 흘러 이양의 뜻대로 장기이식이 어려울 경우 시신을 해부용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김씨는 『새벽기도중「엄마, 나는 죽으면 모든 장기를 사회에 기증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쓰임받고 싶어요」라고 말하던 딸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이양은 지난해 12월 육군대령이던 아버지 이정식씨(당시 47세·육사26기)가 과로로 순직한 뒤 『내 한몸이 여러사람을 위해 값지게 쓰여졌으면 좋겠다』고 장기기증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때마다 어머니 김씨는 『결혼해서 남편과 상의하라고 말해줬다』며 『그같은 일이 청천벽력같은 현실로 다가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오열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개혁신학연구원을 마친 후 사회봉사활동을 꿈꾸어온 김씨는 『먼저 간 승영이와 남편을 따라 나도 사후에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말해 주위사람들을 숙연하게 했다.
서초구 반포동 남서울교회에 함께 다니던 친구 김경희양(23·이화여대 작곡과)은 『승영이는 적극적 성격으로 항상 「사회는 악해도 바로 가야 한다」는 뚜렷한 생활철학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송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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