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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끈 꽝…” 순식간 곤두박질/성수대교 참사 사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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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끈 꽝…” 순식간 곤두박질/성수대교 참사 사고 순간

입력
1994.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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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등교길 연쇄추락 날벼락/헬기 늑장 출동… 더 큰 희생/가족확인 인파몰려 북새통/인근 동호대교등 최악 체증 출근과 등교길의 시민 학생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한순간에 강물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우려하던 사고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21일 상오7시40분께 발생한 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그동안 한강을 연결하는 다리가 붕괴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 당국의 안전불감증이 빚은 어처구니 없는 인재였다.

 경찰의 교통량 조사결과에 의하면 성수대교의 상오7시대 평균 통행차량은 강북방향이 1천9백37대, 강남방향이 2천1백19대이나 8시대에는 강북방향이 3천5백85대로 두배 가까이 늘고 강남방향도 2천5백58대나 돼 8시대에 사고가 났다면 희생자는 크게 늘어났을 것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사고순간◁

 서울3르4675호 르망승용차(운전자 최정환·54·사망)를 동료교사들과 함께 타고 강북으로 출근하다 사고를 당한 김민자씨(38·서울 안암국교 교사)는 『차안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우지끈 꽝」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더니 차가 요동치며 한강으로 빠졌다』고 사고순간을 말했다. 이날 대교 남단에서 북단으로 가던 한성운수 소속 서울5사8909호 시내버스는 다리가 붕괴된 부분 끝에 매달려 있다 거꾸로 떨어져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 상판이 붕괴되자 운전자들이 『다리가 무너진다』며 급히 차를 돌리느라 소동이 빚어졌다. 사고당시 본격출근시간이 아니어서 차량이 많지 않은데다 비가내려 시속 40∼50속도로 운행, 피해가 적었다.

 ▷사고현장◁

붕괴된 50여 상판중 모습을 드러낸 30여 콘크리트구조물에는 시내버스가 3분의 2가량 찌그러진 채 뒤집혀 있었고 서울경찰청소속 서울7구9286호 승합차 서울2트2652호 세피아승용차 서울3호9749호 프라이드승용차등이 유리가 파손된 채 흩어져 있었다. 또 깨진 유리창과 사상자들의 가방과 신발 옷가지등이 튕겨져 나와 어지럽게 널려있어 사고당시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었다.

 부상자들은 떨어진 상판위에서 초조하게 손을 흔들며 구조를 기다렸으며 평소 가족이 성수대교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나와 변을 당하지나 않았는지 확인하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구조작업◁

 상오7시48분께 사고신고를 받은 경찰은 경찰청소속 경비정과 헬기를 현지에 투입하는 한편, 수도방위사령부와 서울시소방본부에 구조장비를 요청해 119구급대등 각종 차량과 헬기를 지원받아 합동 구조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헬기등 장비출동이 늦고 비바람이 거세 구조가 늦어졌다. 구조대는 강물에 추락한 차량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동호대교까지 수색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장에는 최형우내무장관  이원종서울시장등이 나와 구조작업을 독려했고 도일규수방사령관이 군병력을 직접 지휘했다.

▷교통체증◁

 출근을 하려고 성수대교로 몰린 5천여대의 차량들이 대교가 끊겨 갈길을 잃어버린채 우왕좌왕, 서울의 모든 간선도로가 최악의 교통체증을 빚었다. 특히 성수대교를 우회한 차량들이 동호대교와 영동대교 잠실대교로 한꺼번에 밀려들어 15개 한강다리 전체가 상오11시까지 심한 체증을 빚었다.【권혁범·염영남기자】

◎사망자 명단

 ▲장세미(19·무학여고3) ▲이연수(18·무학여고2) ▲이지현(18·무학여고2) ▲황선정(17·무학여고1) ▲배지현(17·무학여고1) ▲조수연(17·무학여고1) ▲최양희(17·무학여고1) ▲백민정(17·무학여고1) ▲이소윤(16·무학여중3) ▲성동식(20·경기 과천시 과천동 42) ▲김원석(54·성동구 성수1가 328) ▲김광수(27·양천구 신정동 996의10) ▲유상해(48·경기 군포시 금정동) ▲이흥균(56·강남구 역삼동 성구아파트) ▲이승명(20·서울교대3) ▲유성렬(46·성북구 하월곡1동)  ▲이정수(35·서울경찰청 시설계)  ▲김정진(52·성동구 광장동 218의1) ▲강용남(51·은평구 갈현1동 402의3) ▲백정화(33·중랑구 묵2동 236의6) ▲김동익(45·강남구 역삼동 진달래아파트)  ▲송근종(46·도봉구 번동 주공아파트) ▲이기풍(59·강남구 방배동 955의4) ▲문옥은(39·여·동작구 동작동 58의31) ▲최정환(54·안암국교 교사) ▲윤현자(49·여·〃) ▲장영오(52·여·한양여중교사) ▲김중식(31·서초구 서초동) ▲지수영(47·성동구 행당동 123의 399) ▲유진휘(42·강남구 역삼동 영동아파트) ▲이덕영(50·강남구 압구정동)  ▲아델 아이다(40·여·필리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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