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출근길에 온국민을 경악시킨 성수대교참사는 바로 우리사회의 「자화상」이자「현주소」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대형사고가 빈발하더니 이제는 쇠다리까지 끊어졌다』며 날벼락같은 비보에 할말을 잃었다. 붕괴현장은 폭격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번 참사는 또 한번의 「인재」였다. 성수대교는 택시운전사들이 만성적인 교통체증 때문에 운행을 기피할 정도로 서울에서 가장 붐비는 다리였다. 하루평균 10만5천여대의 각종차량이 오가면서 내리누른 하중이 다리를 일찍 골병들게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안전진단을 할 때마다 「양호」판정을 내렸다. 더구나 최근의 국정감사에서는 시장이 『성수대교가 한강다리중 가장 안전하다』고 답변, 시민들을 결국 우롱했다. 89년이후 붕괴된 다리만해도 올림픽대교, 팔당대교, 행주대교, 남해 창선대교등 4∼5개에 달한다. 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는 한강의 16개다리뿐 아니라 전국적인 교량안전정밀검사를 다짐해왔다. 그러나 대형사고가 또 일어났다. 서울시는 20일 밤에도 내려앉은 상판에서 2백여 떨어져 있는 아스팔트가 팬 것을 발견, 철판으로 덮어놓고 보수공사를 하다 비가 내리자 중단해 버렸다. 뿐만 아니다. 사고직전인 21일 상오 7시30분께는 어느 택시운전사가 성수대교 북쪽 초소에 『다리가 심하게 흔들린다』고 신고했으나 묵살당했다. 위험을 즉각감지, 차량통행을 통제했더라도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택시운전사가 살인강도로 돌변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범죄꾼들에게 일상생활이 노출돼있는 시민들이 이제는 출근길마저 마음놓고 다닐 수 없게 된 것이다. 우리의 응급구난체계에도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산대교상판이 붕괴된후 40여분이 지나서야 경찰헬기등이 도착,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들어갔으나 때를 놓쳐 사상자가 많이 났다고 목격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오는 28일은 서울시민의 날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마음놓고 출퇴근 할 수 있는 생활여건부터 조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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