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리·공직부패가 낳은 또다른 인재/시민의 생명 누굴믿고 맡기나 출근길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사고 소식에 시민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이런 원시적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가』라고 분노했다. 시민들은 또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관계자들의 엄중한 문책등을 통해 구조적인 건설비리문제를 이번 기회에 뿌리뽑아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차종천성균관대교수(45·사회학)=우리사회에 만연된 구조적 부패가 부른 참사라고 생각한다. 과거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이후 해마다 건설공사를 둘러싼 부정과 비리가 잇따라 터져 모든 시민들은 이번 사고가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정부가 개혁과 신한국건설이라는 미명하에 새로운 정치를 시도하고 있으나 부패와의 고리를 끊지 않고는 죽음의 다리, 죽음의 건축물은 곳곳에서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
▲이상복서울대의대교수(60·신경과)=인명을 경시하는 안일한 행정의 결과가 여기 저기서 터져나오는 것 같아 한탄스럽다. 특히 시민교통의 기간수단인 대교가 무너져 내린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이기심을 벗어나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자세확립이 시급하다고 본다.
▲서경석씨(경실련 사무총장)=이번 사고는 시당국의 안이함과 인명경시, 무책임이 빚은 인재다. 관련당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한다. 감리제도등의 허점으로 인한 건설비리등 구조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 쇄신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공재식씨(28·회사원)=선진국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고가 난 다리의 건설에 관계했던 담당자들과 관리를 맡고 있는 관계자들에겐 모두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
▲김재흥씨(32·회사원·서울 성동구 구의동)=서울 강남과 강북을 잇는 주요교각이며 교통량이 가장 많은 성수대교가 붕괴됐다는 것은 시민들의 안전이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단적인 예다. 앞으로 다른 교량들에서도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에 더욱 우려된다.
▲박창희씨(36·주부·서울 강남구 청담동)=서울시가 지난 8월 성수대교에 대한 안전점검을 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교각이 이지경이 될 정도로 보수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그동안 계속터진 지하철 비행기 여객선등 대형 안전사고에 대한 당국의 대처가 고작 이같은 결과라면 국민들은 믿고 의지할 곳이 없다.
▲박남길씨(42·서울 종로구 평창동)=사고 발생후 한강순찰대가 구조보트를 파견했었으나 추락 당시 충격으로 구겨진 버스안의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한 절단기등 안전기구동원이 1시간 가량 지체돼 부상한 승객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킬 수 없었다.
▲윤대현씨(58·한성운수 운영부장)=하늘에서 떨어지고 땅속으로 꺼지더니 이번엔 물속으로 처박히는 상상도 안되는 일이 발생한데 대해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앞으로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렵기까지 하다. 이젠 정부도 잇단 사고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남훈군(22·연세대 심리2)=어처구니없는 사고다. 땅이 꺼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믿기 힘든 참사다. 언제까지나 사후약방문격으로 사고가 난뒤 원인조사를 한다, 관계자를 문책한다, 다시는 안그러겠다는등의 주먹구구식 미봉책으로 일관할 것인가.【선년규·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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