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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청 낮춘 민자당/신재민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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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청 낮춘 민자당/신재민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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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자당에는 토론하는 광경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온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는 북·미회담타결에 대해서도 당대변인의 성명 하나가 고작이었다. 당론은 회담결과를 긍정적이고 전향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많은 의원은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두드러지는 것은 회담결과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과 정부 외교정책의 실책을 비판하는 목소리이다.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밖에 없는 북·미회담결과에 대해 민자당이 의견을 교환한 것은 고위당직자회의가 고작이었다. 당내의 외교안보통이나 또 정부의 대외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인사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미국과 우리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단순히 협상결과가 미흡하다는 정도가 아니라 종전까지의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북·미회담의 합의발표가 있던 지난 17일 열렸던 당고문단회의는 성토분위기 일색이었고 비공개회의였지만 회의내용은 소상히 알려졌다. 이밖에도 회담타결이 임박해 가던 지난주말께 북한핵문제와 관계가 있는 국회외무통일위나 체신과학위에서는 야당의원의 침묵속에 여당의원들이 대정부공격에 나서는등 여야가 뒤바뀐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당의 공식성명에도 『부분적으로 불만스런 점이 있으나…』, 김종필대표의 국회연설에서도 『아쉬움도 없지 않으나…』라는 사족이 붙었다. 당내의 비판적 의견을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하고싶은 말은 있으나 형편상 생략한다는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렇다고 민자당은 당무회의나 의원총회등 공식절차를 통해 당내의 의견을 모았어야했다. 그저 두루뭉실하게 넘어만 갈게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집약하는 과정을 거쳐야 당론이 힘을 얻을수밖에 없다. 

 민자당의 모습은 「입다물고 정부가 하자는대로 따라가던 옛날」과 별로 달라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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