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의 김종필대표에 이어 민주당의 이기택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연설을했다.여야가 각기 국정현안에 대한 공식견해를 표명한 것이다.김대표는 여당이라는 위치 때문에 정부의 잘못을 호되게 꾸짖고 싶어도자제한 모습을 보였다.그대신 이대표는 야당이라는 입장에서 현 정권을 서슴없이 비판했다.어떤 경우는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야당은 전혀 책임도 없는 양 집권세력을 일반적으로 몰아붙이기도 했다.그래서 여야의 국회대표 연설은 뚜렷한 시각차이를 드러내게 마련이다.
먼저 현 정부가 출범시 내걸었던 개혁문제에 대해 김대표는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다만 『오늘의 혼란의 1차적 책임이 집권 여당에 있다』면서 『우리는 출발의 원점에 다시 서서 개혁과 변화의 고삐를 조일 것』이라고 간단히 한마디 했다.
이에 반해 이대표는 연설 제목을 아예 「제2개혁을 위한 제언」이라고 달 정도로 개혁을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이대표는 「개혁의 실종 걱정」「철학과 청사진도 없는 즉흥적 개혁시도」등 다소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해서 대대적인 정치공세를 펼쳤다.거기에다 상투적으로 들고 나오는 내각총사퇴 주장도 잊지 않고 제기했다.
이대표의 연설은 개혁 자체에 불만을 느씨는 많은 국민들에게 공명을 준 것이 사실이다.지금까지의 개혁에 대해 중간평가나 점검도 없는 여당의 대표연설에 비하면 문제의식을 안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각총사퇴 슬로건을 들고 나온 것은 진부하다는 느씸을 준다.지금 국민들이 느끼는 분위기나 강도가 과연 그수준까지 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권위주의시대에 갖고 있던 타성이 여전히 새 시대에도 계속되고 있지나 않은가 다같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외교안보문제에서는 여야의 우려하는 시각이 비슷하다.두 대표의 연설은 북한미국의 제네바회담 결과가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외교안보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는 불안과 회의의 시선을 던지고있다.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보고 듣고 느낀 바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특히 김대표는 『북한은 정말 핵폭탄이 없는가.만일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다』고 정부에 물었다.여당대표가 국회에서 이런 질문을 던질 정도라면 일반국민의 의혹은 오죽하겠는가.
앞으로 제네바회담 이후의 전개상황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때 다시금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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