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심하면 정신과치료 받아야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에이즈노이로제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은 에이즈에 실제 걸리지 않았는 데도 자신이 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여기며 병원·보건소등 의료기관을 전전하고 있다. 지난 9월중순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고 오인, 자살한 조모씨(46)의 경우는 에이즈노이로제의 극단적인 사례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김준명박사(내과)는 『에이즈에 걸렸다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1주일에 서너명은 된다』면서 『항체반응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도 이를 믿지 않고 1주일이 멀다하고 계속 찾아와 에이즈검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병원 감염전문의사들의 연구실에는 에이즈상담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음성판정후에도 이들이 계속 불안해하는 이유는 에이즈항체의 형성기간이 길어 감염되자마자 곧바로 항체가 생기지 않고 5∼6개월이상 지난 후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에이즈노이로제환자들은 ▲남성 ▲30∼40대 연령층 ▲배우자아닌 상대와 성접촉을 한 사람 ▲고학력자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특히 매춘업소나 외국여행중 여성접대부와 성관계를 가졌던 남성들에게 많다.
일부 노이로제환자들은 입맛을 잃고 밤잠을 못자며 에이즈 초기증상까지 보이는 경우도 있다. 식은땀·미열·설사·체중감소로 고생하다 급기야 기진맥진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그 배우자는 노이로제환자들이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식사나 잠자리 같이하기를 갑자기 거부해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증세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신경이 예민해지면 에이즈감염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가질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고경봉박사(정신과)는 『죄책감에서 오는 속죄욕구로 노이로제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다』면서 『일부환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할 정도로 노이로제 증상이 심각해 현재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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