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봉 전총리·안무혁 전안기부장 나서/대북정책 비판 등 당정 “신경” 오는 24일 국회본회의에서는 민자당의 노재봉의원이 대정부질문에 나선다. 노의원은 대정부질문자를 중진급으로 한다는 당방침에 따라 통일·외교·안보분야에 관한 질문을 하게됐다. 전직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국회대정부질문을 한다는 점도 있지만 널리 알려져있는 그의 「비판적 소신」 때문에 그의 발언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다가 북미회담타결이라는 시의성까지 겹쳐 있다.
더욱이 같은날 노의원에 이어 역시 정부의 대북정책에 신랄한 비판을 가해온 안무혁의원이 대정부질문에 나서게 돼있어 민자당은 내심 걱정이 많다. 가뜩이나 북미회담의 결과에 대해 당내의 상당수 민정계의원들이 많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마당에 두 의원의 발언이 정부를 곤혹스럽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야당이 이미 북미회담결과를 전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정했기 때문에 두 여당의원만이 단상에서 정부를 질타하는 발언을 하는 기현상이 빚어질 전망이다. 김종필대표도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17일 국회외무통일위소속 의원들과 만찬모임을 갖고 발언수위 조정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노의원의 경우 애당초 대정부질문자로 선정할때 「말썽의 소지」가 있을 정치분야를 피해 통일·외교·안보분야로 돌렸는데 북미회담이 끼여들면서 일이 오히려 더 곤혹스럽게 꼬였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로 노의원은 평소 김영삼대통령의 통치방식과 국정운영방법을 비판해왔고 금년초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이같은 얘기를 했다가 풍파를 일으키기도 했었다.
노의원은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서울대외교학과교수출신으로 대통령정치특보, 청와대비서실장, 국무총리등 실무경력까지 갖춘 이 방면의 「전문가」이다. 물론 안의원도 안기부장을 지낸바 있다. 따라서 두 의원의 비판적 발언은 국민에게도 단순히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나온 불만으로 들리기보다는 정부의 잘못을 짚어주는 것으로 이해될 공산이 크다.
노의원은 이미 19일의 당고문단회의에서 『회담결과를 수용한다』는 당의 공식입장과 달리 『이번 회담결과는 잘못된 것이며 거기에는 우리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발언을 했다. 노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아래 협상에 임해왔다는데 그 평화의 범주가 무엇이었는지 알수 없다』면서 『정부는 그야말로 말로만 갖고 하는 외교적 노력에만 매달려 시기를 놓쳐버렸다』고 비판했다는 후문이다.노의원은 대정부질문방향에 대해 『어째서 일이 이렇게 잘못됐는지는 분명히 지적하겠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잘못됐었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앞으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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