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하지만 남북대화명시 위안/“앓던이 빠진듯… 아직 방심은 금물”/“남북관계 걸림돌 사라져 새전기” 북미회담 타결소식이 18일 아침 우리 정부에 전해지자 청와대 외무부 통일원등 북한핵및 남북한 문제를 전담해온 관련부처는 잇달아 회의를 갖고 후속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청와대는 북미회담타결에 대해 『부분적으론 미흡한 점이 있는등 우리 욕심대로는 안됐지만 총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됐다고 할수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여론의 향방에 신경을 쓰면서도 막판 진통끝에 결국 합의문에 「남북대화」가 명시된데서 위안을 찾는 모습이다.
박관용비서실장은 『북한핵활동이 문제의 핵심이었는데 일단 이것을 중단시킨데 의미가 있다』며 『역시 북한의 태도와 의지가 문제지만 북한이 남북대화에 열의와 성의를 가지고 나오면 남북관계도 상당히 발전할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실장은 또 북한의 합의사항이행을 무엇으로 담보할지에 대해 『미국의 힘과 국제적 분위기, 경수로 지원금등이 있지 않느냐』며 경수로지원의 국회동의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무엇보다도 남북관계와 우리 외교에 큰 짐이 되어온 북한핵문제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날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북한이 NPT에서 탈퇴했다가 복귀하는 것이므로 다시 탈퇴할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카드는 거의 소멸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외무부도 숙제였던 북미회담이 타결되자 마치 앓던 이가 빠졌다는듯 후련해하면서도 일부의 비판여론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오는 21일 북미가 최종서명해 합의문이 발표될때까지는 긴장을 풀수 없다』며 「방심은 금물」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외무부에 타결의 통보가 전해진때는 이날 상오7시20분께. 며칠째 철야비상근무중이던 미주국 공보관실등의 당직근무자들은 제네바 현지로부터 전화를 받고 한승주장관과 관계부처에 통보했다. 한장관은 연락을 받자마자 급히 청사에 출근, 최동진제1차관보 김삼훈핵대사등 핵심관계자와의 회의를 소집했다. 한장관은 이어 상오10시 TV생중계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외무부는 회견 직후 장관발표문과 회담합의사항 설명문을 팩스를 통해 각 언론사에 보내는등 여론을 크게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대사는 『지난 1년여동안 정말 힘들고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면서 『마치 긴 터널을 지나온 느낌』이라고 감회를 피력했다. 김대사는 전날 밤을 새우다시피하며 수시로 제네바의 갈루치미수석대표와 전화협의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원도 역시 이번 합의가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것이란 측면에서 일단 이를 반기고 있다. 김경웅대변인은 그러나 북미간 합의서가 아직 가서명상태인 점을 유난히 강조하며 『오는 21일로 예정된 정식 서명절차를 마쳐야만 향후 일정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수 있을 것』이라며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홍구부총리는 이날 타결소식을 접한직후부터 국무회의와 통일관계장관회의에 잇달아 참석, 관련 부처와 대책을 논의했다. 이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기존의 원칙들은 그대로 유효하며 특히 남북대화나 경협 역시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원은 「핵」이라는 대북정책의 최대 걸림돌이 사라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남북대화및 교류가 활성화될 것에 대비, 그간 준비해온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아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구성돼있는 핵통제공동위등 5개 공동위원회도 앞으로 각 위원회별로 자주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대화재개에 대비할 계획이다.【최규식·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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