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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전 장우성회고전·박영선추모전 나란히/우리 동·서양화 발전궤적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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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전 장우성회고전·박영선추모전 나란히/우리 동·서양화 발전궤적본다

입력
199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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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 본격개척 현대화… 초기∼근작 70여점/서양화의 한국적 기틀마련… 여인상·풍경화 등 우리 회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원로 한국화가 월전 장우성화백(82)과 지난 6월 84세로 타계한 서양화가 박영선화백의 전시회가 나란히 열린다. 한국화의 문인화라는 장르를 본격적으로 개척하여 현대화시킨 월전과, 서양화의 한국적 기틀을 마련한 선각자 중 한 사람인 박화백의 전시회는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동·서양화의 발전상을 회고하고 재조명하는 의미를 지닌다.

 「박영선추모전」(25일∼11월1일 백송화랑, 730―5687)에는 60년대 이후의 여인상과 누드, 정물화, 풍경화, 연필 또는 펜으로 그린 스케치등이 다양하게 출품된다.

 박화백은 일본 가와바타미술학교를 나와 선전에서 여러 차례 특선하고 국전 초대작가, 예술원 회원등을 역임했다. 55년 도불해서 국제적 표현감각을 익힌 그는 여인상과 파리 풍경, 「콤퍼지션(구성)」등을 통해 색채감과 서정성이 뛰어난 유화들을 열정적으로 그렸다.   

 서양여인처럼 서늘하고 뚜렷한 눈매와 오똑한 코등을 지닌 그의 여인상은 그가 그리던 이상적 여인의 모습일 것이다. 여인상과 함께 그가 즐겨 그린 정갈하고도 화사한 정물화와 정감있는 풍경화등에서는 인상파적인 풍부한 색채의 변주가 눈길을 잡곤 한다. 

 「월전 회고 80년전」(22일∼11월15일 호암갤러리)에는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70여점이 출품된다. 그 출품작은 이당 김은호의 문하생으로 채색화에 정진하며 일찍이 화가로서 이름을 날리던 해방 이전의 그림들과, 해방후 『내가 화가로서 올바른 길을 걷지 못했구나』라는 각성과 함께 새로 서울대 교수가 되어 한국적 정서의 중요한 바탕이 되었던 문인화를 개척하던 시기의 품격 높은 그림들로 구성된다. 

 회화적 발자취를 보여주는 이 두 시기의 작품들과 함께 월전은 근래 또 한번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파도」「조춘」「낙엽」등의 근작에서 현실의 풍경과 자연의 한 모퉁이를 높은 격조와 함께 문인화적으로 해석하고 있음은 월전이 이른 노년의 경지를 말해준다.【박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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