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사실 대부분 시인/김기환만 큰소리 여전 살인조직 지존파일당 7명에 대한 첫 공판이 18일 서울형사지법 합의22부(재판장 이광렬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지존파 두목 김기환(26)등 피고인들은 검찰 직접신문에서 ▲지존파 결성경위 ▲범행계획수립 및 자금조달 무기구입과정 ▲조직강령등을 상세히 진술하며 공소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그러나 두목 김은 모두진술에서 『이 사회의 모든 사람들은 우리를 단죄하기에 앞서 왜 우리가 목숨을 던져 이런 범죄를 저질렀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 방청객들을 아연케 했다.
김은 이어 『죽을 때까지 돈을 빼앗고 사람을 죽일 생각이었다』고 진술했으며 문상록피고인(23)은 『1인당 10억원을 모을 때까지 범행하기로 계획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은 『조직가입을 권유했다가 실패한 김모씨등 2명과 범행장비를 제공한 이주현도 비밀을 지키기 위해 제거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지금 지옥에 가면 죄가 가벼워 말석밖에 앉지 못할 것』이라고 냉소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어 진술한 강동은(21)등 나머지 피고인들은 『잘못을 뉘우친다』고 답변, 검거 직후와는 다른 태도였다. 강은 『야타족을 못 죽여 한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는 검사질문에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김현양피고인(22)은 『반성한다』고 밝혔다.
김현양은 또 『검거 직후 「어머니를 못죽여 한」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자식을 둔 고통을 덜어 드리지 못해 안타깝다는 뜻이었다』며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두목 김은 시종 재판부를 응시하며 태연한 모습이었으나 백병옥피고인(20)등은 고개를 숙인 채 기가 꺾인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범죄단체가입등 혐의로 기소된 강의 애인 이경숙피고인(23)의 범행가담 여부에 대해 『조직원도 아니고 범행을 모르고 있었다』고 옹호했다.
피고인들중 이피고인만 김부영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으며 나머지 피고인들의 변론은 이진록변호사등 국선변호인 3명이 맡았다.
이날 법정에는 1백50여명이 방청, 이들의 대담한 진술에 혀를 차며 한숨을 내쉬었다. 방청객중에는 피고인들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신분을 밝히기를 끝내 거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난동이나 도주에 대비, 법정 안팎에 교도관 40여명을 배치하는 한편 일반 형사재판과는 달리 피고인들의 포승과 이중수갑을 풀지 않고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 공판을 집중심리제를 적용, 19일 상오 10시30분 공판을 속개해 결심하고 이달중 선고할 예정이다.【이태희·현상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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