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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원칙·방법론 “포괄 매듭”/북미 합의문에 담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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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원칙·방법론 “포괄 매듭”/북미 합의문에 담긴 뜻

입력
199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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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사찰 지연불구 「투명」보장/남북 신뢰구축 대화전망 밝아/북,대미 관계개선 고립탈피… 개방따른 부담도 북미 3단계고위급 2차회담에서 이뤄진 합의는 포괄타결방식을 취하고 있다.

 북핵문제와 연관된 제반문제를 하나씩 따로 떼어내 해결한게 아니라 모든 쟁점을 서로 연계시켜 동시에 타결하고 그 이행 방식을 규정한 것이다.

 북미양측이 서명할 최종 합의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제네바의 외교소식통과 외무부 고위관리들에 의하면 대체로 특별사찰, 핵활동 동결, 폐연료봉 처리, 대체에너지, 경수로지원, 북미연락사무소, 남북대화등 최소한 8개항이상의 내용을 담고있는 것 같다.

 이 합의문이 북미 양국정부의 승인과 21일의 서명절차를 거쳐 발효하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 원칙과 이행 방법은 모두 타결되는 셈이다. 지난 8월의 3단계 고위급 1차회담이 북핵해결의 기본 원칙을 제시한 것이라면 이번 2차회담은 방법론을 매듭지은 회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 남은 것은 서로 약속을 지키는 성실한 자세와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실무적인 조치뿐이다.

 이번 합의문은 몇가지 중요한 내용을 담고있다. 우선 북한은 이번 합의에 따라 다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활동하에 놓이게 된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내에 완전복귀하고 핵안전협정상 의무인 모든 종류의 사찰을 수락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과거를 규명할 특별사찰이 당초 예상보다 1∼3년 늦어지기는 하겠지만 현재와 미래의 핵투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모든 핵활동을 동결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비밀핵무기제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북한은 플루토늄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을 폐쇄하고 특히 흑연감속 원자로형을 경수로형으로 전환함으로써 무기제조용 고순도 플루토늄의 추출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것이다. 또한 재처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5㎿실험용 원자로에서 빼낸 폐연료봉을 제3국으로 이전키로 합의함으로써 플루토늄추출 위협도 사라지게 됐다.

 핵문제는 그 해결과정에서 남북대화를 저해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남북대화재개에도 합의함으로써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밝아졌다. 합의문은 남북대화재개와 더불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남북대화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핵문제가 해결돼 남북간에 신뢰를 구축, 보다 본질적 문제인 남북교류와 협력의 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미국은 국제컨소시엄을 구성, 울진 3·4호 원자로형(한국형)을 북한에 제공하는데 북한측의 동의를 얻어냄으로써 남북한간에 물적·인적교류를 가속화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대신 북한은 이번 합의로 북미관계를 개선하는데 성공, 그간의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북한은 한반도 핵문제의 당사자가 그들과 미국이라고 규정,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과만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다. 북한핵카드의 가장 큰 목적중 하나는 대미관계개선이었기 때문에 이 점에서 북한은 이번 핵회담을 통해 나름대로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수교나 경수로 건설과정에서 물적·인적교류가 수반돼 사회개방의 부담도 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북한은 한국의 경수로 지원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에대한 한국의 참여를 막을 수 없을 뿐더러 이번 합의로 남북대화에도 응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남북관계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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