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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체제 조만간 공식화”/88일만에 공석등장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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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체제 조만간 공식화”/88일만에 공석등장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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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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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이번주초 당총비서에 추대/권력 완전장악까진 불안요소 여전 김정일이 16일 김일성의 사망1백일 추도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내 북한의 지연됐던 권력승계가 가까운 시일내에 공식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정일은 지난7월20일 중앙추도대회에 참석한 이후 이날까지 88일동안 일체 공식행사에 참석지 않아왔다. 김정일이 이날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건강악화설, 내부권력갈등설등 그가 「숨어 있는」 동안 제기돼 온 이상 징후설들은 일단 약화될 전망이다.

 정부관계자들은 북한이 빠르면 금주초에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개최, 김정일을 당총비서에 추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어 이달말이나 다음달초까지는 최고인민회의를 소집, 김정일을 국가주석에 선출함으로써 권력승계과정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평양에는 1백일 추도대회 행사를 위해 당중앙위원들이 집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총비서를 추대하는 과정에는 별다른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 당총비서직과 함께 김정일은 큰 비중은 없어졌으나 역시 공석중인 당군사위원장직도 승계하게 될 전망이다. 당총비서는 당의 국가에 대한 영도를 원칙으로 하는 북한에서는 사실상의 최고 권력자리이다.

 통일원이 지난15일 서둘러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입장」을 발표, 『북한의 새 체제가 하루빨리 안정속에서 출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김정일등극후의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것에 대비한 것이다.

 북한측 최고당국자가 확정될 경우 그동안 유보됐던 정상회담등 남북대화도 빠른 속도로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요한 변수로 감안돼야 할 것은 다시 나타난 김정일이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한 상태인지, 또는 약화된 상태인지 여부다.

 북한은 국가주석과 당총비서가 공석인 상태에서 김정일이 국정 전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선전해 왔고 결정적인 체제혼란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미회담의 교섭과정, 대남정책의 추진과정등에서 혼선의 징후들이 계속돼 왔던 점을 정부당국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역사적인 대변혁을 이루어야 할 시점이나 과연 김정일이 이같은 변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선전기관들은 김일성사후 김정일에 대한 찬양작업은 강화하면서도 「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당중앙위원회의 두리」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새 체제가 과거 1인 지배체제에서 「당적 지배」로 표현되는 제도적 지배체제 또는 집단지배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와 함께 주목되고 있는 것은 권력승계가 지연돼 온 이유가 북한측 주장대로 단순히 추모열기 때문이냐는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백일 추모설」은 김일성사망 직후 예정돼 있던 것이 아니라 김정일의 위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한 지난달초 북한측이 비공식적으로 흘려왔던 것으로 사후 합리화를 위한 거짓이었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결국 김정일은 20년간 권력승계를 위해 준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불안요소를 많이 내포한 상태에서 최고권력의 자리에 등극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이 과거 가장 큰 적대 세력이었던 미국과 다시 손을 잡는 시점에 접어든 만큼 체제유지를 위해 남측과 어느 정도의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이다.

 북한은 권력승계 이후 12월에 다시 당중앙위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고 신년사를 발표한뒤 내년초 14년만의 전당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는게 과거 관례를 통해서 본 정치일정이다. 김정일이 새로운 정책전환을 내외에 천명하는 것은 바로 이 시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때까지 김정일은 당정내부에서 세대교체등 인사개편, 고립탈피등 명실상부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수많은 과제들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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