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내용 빼고 현실맞춰 개편/학교·기업등 교재채택 문의쇄도 고려대가 도덕교육을 위해 편찬키로 한 「신판 명심보감」에 각급 학교와 기업체등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고려대가 이동환교수(55)등 한문학과 교수 4명으로 「명심보감」 편찬팀을 구성한 사실이 보도되자 『언제 책이 나오느냐』 『우리도 교재로 쓰고 싶다』며 내용을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 오고 있다.
고려대 편찬팀은 기존의 명심보감을 시대 변화에 맞춰 현실에 맞지 않는 내용을 과감히 삭제하고 현대적 내용을 대폭 추가, 전혀 새로운 「신판 명심보감」을 내놓을 계획이다.
예를 들어 명심보감의 「순명」편에 나오는 『바보도 부유하게 살 수 있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도 가난하게 살 수 있다』는등 인간의 운명을 강조하는 구절은 삭제할 예정이다. 그리고 퇴계 이황·율곡 이이·백범 김구·안중근의사등 우리 역사상 존경받는 인물들의 사상과 언행중 현대인들이 본받아야 할 내용들로 채울 계획이다.
신판 명심보감은 특히 인간성 상실과 부조리등의 현대병을 낳은 서양 물질사상의 결함을 치유하기 위해 도덕적 주체로서의 인간을 강조하는 동양정신사상을 기조로 편찬된다. 최근 우리 사회 범죄증가의 근본원인이 가정교육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효사상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덕교과서같은 딱딱함을 지양, 고상한 삶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철학적·원리적 명제는 물론 성인·현자들의 시·문장등도 실을 방침이다.
편찬팀은 한문 교육의 효과도 거두기 위해 한문 원문을 그대로 게재할 계획이다. 분량은 1학기에 내용 전체를 강의할 수 있도록 1주에 1편씩 16∼17편으로 구성, 전체가 2백50쪽 정도가 되도록 구상하고 있다.
이교수는 『땅에 떨어진 도덕을 되살리고 민족문화와 전통의 부흥을 이루어야만 우리 민족이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공감대를 토대로 책을 지을 계획』이라며 『내년 2월까지 편찬 작업을 마치고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인이나 기업·단체에도 교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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