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문제 마지막까지 씨름 ○…지난달 23일 시작한 북미고위급 3단계 2차회담이 14일하오(현지시간) 22일간의 마라톤 협상을 끝내기 위한 초읽기 단계에 돌입했다. 양측은 이날 밤이나 늦어도 15일중에는 합의성명을 발표하고 귀국한다.
사실상 최후의 협상은 이날 상오10시(서울시간 하오6시) 미국대표부에서 열린 실무회담이었다. 미국무부의 토머스 허바드 동아·태담당부차관보와 북한외교부의 김계관순회대사를 대표로 한 양측의 실무진 5명씩은 미측이 제시한 합의안초안을 놓고 13일에 이어 이틀째 문안을 조정하면서 동시에 미합의 쟁점에 대한 마지막 절충을 시도했다.
양측은 실무회담에 이어 수석대표나 전체대표단 회담을 열어 합의안을 최종검토한 후 본국정부의 인준을 받아 발표할 예정이다.
합의문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위기는 13일 열린 실무회담에서부터 여실히 나타났다. 양측의 실무진 5명씩은 이날 상오10시부터 밤9시까지 11시간동안 미대표부에서 밖으로 한번도 나오지 않고 줄기찬 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햄버거로 점심을 먹으면서 식사시간도 최대한 절약했다.
이날 회담은 처음으로 합의안 작성작업이 시작된 자리였다. 양측은 합의안이 작성중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으나 회담이 저녁을 넘기며 계속되자 회담종결이 임박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양측이 마지막까지 씨름을 한 부분은 한반도비핵화선언의 이행을 위한 남북대화의 재개와 관련된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합의문발표후 3개월 이내 대화재개를 요구했고 북한은 남북대화는 당사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논리로 이를 합의문에 구체적으로 포함시키는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합의성명을 발표하게 됨으로써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미고위급회담은 지난해 6월 뉴욕에서 열린 1단계회담으로부터 제네바의 2단계회담(93년 7월)을 거쳐 1년4개월간의 한시적 기능을 마쳤다.
핵문제를 일괄타결한 3단계회담은 이중 가장 장기간의 회담이었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1, 2단계회담이 1주일∼10일이었던 데 비해 3단계회담은 김일성의 돌연한 사망으로 제대로 시작도 못한채 연기되고 2차회의까지 가는등 회담이 열린 기간만도 한달이 넘는 지루한 회담이었다.
○…합의안 발표가 임박하자 세계의 주요언론 보도진들이 제네바에 대거 몰려 미대표부정문을 종일 지키며 이미 중요한 세계적 이슈의 하나가 된 북핵문제의 타결순간을 지켜봤다.
미대표부 공보실은 13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CNN등 유럽주재 미국및 현지 유력언론사들에 중요한 발표가 있으니 14일까지 제네바에 와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13일부터 시작된 합의안작성이 예상과 달리 당일 끝나지 못하고 14일로 넘어가자 합의안이 15일 발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양측이 합의문의 자구 한자 한자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각자에게 유리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신경전을 펴고 있는데다 일부 현안에서 이견이 계속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성명이 15일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은 특히 이날이 북한에는 김일성 1백일 애도기간이 끝나고 김정일이 권력의 전면에 등장하는 체제교체의 상징적인 날이어서 북한이 이날을 기해 미국과의 합의성명을 발표하기를 내심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뒷받침하고 있다.【제네바=한기봉특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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