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일 학생 심포지엄/젊을이들도 「마음의 벽」 확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일 학생 심포지엄/젊을이들도 「마음의 벽」 확인

입력
1994.10.15 00:00
0 0

◎제3주제 「국제화시대에서의 우리의 역할」/양국 차별성 인정속 협력·조화 절실□발제□

◇한국측 발제(엄현아)=한일 양국은 정치·외교의 동반자이자 아시아경제권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통합할 매개자여야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국제화 시대에 즈음해 양국의 국제화에 장애가 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통일의 문제, 정당성의 회복문제에 긍정적으로 대응하면서 자질을 키워나가야 한다.

 한일 양국은 아시아·태평양시대의 주역으로서 근대이래 대서양적인 시각으로 일관되어 온 세계사에 태평양적인 시각을 더해, 「역사의 국제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국제화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간의 차원에서 이뤄져온 기존의 방식에다 민간활동의 확대에 기대해야 한다.

 ◇일본측 발제(이와타 고지·암전호사)=한국의 문민정권 탄생, 일본의 자민당 일당정권 지배 종식등 일한 양국의 정치적 변화는 일한 양국간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공통인식을 낳는 큰 출발점이 됐다. 

 21세기를 향한 일한관계는 현해탄을 사이에 둔 두 나라가 아니라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나라 중에서의 두 나라간의 관계로 다뤄져야 한다. 일한 양국은 서로 어울려 아시아·태평양의 견인차로서의 입장에서 밀접히 협력해야 할 것이다.

 일한 관계가 굳고 단단한 동시에 밀접한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젊은 세대들은 과거와 장래에 대하여 공통인식을 갖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토론□

 ▲한=국제화는 개인 단체 지역의 민간교류까지를 포함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국가가 여전히 주요한 국제관계의 행위주체이므로 국제화 문제에 있어서 국가간의 관계는 강조돼야 한다.

 ▲일=일본의 지방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살기를 원하는 내 개인의 생각으로는 국제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국제화현상이 있음은 인정한다. 국제화를 주장하는데 있어 국가간, 타국의 지역간, 개인간 교류도 중요하겠지만 재일한국인,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등 국내 외국인에 대한 이해도 국제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제관계에 있어 기업, 민간단체, 국제단체등 다양한 행위자들의 역할도 국제화에 있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세계환경문제, 인권문제등 여러국가가 협력해야 해결될 수 있는 영역의 측면에서 국제화를 조명해야 한다. 또한 국제화가 관심을 받게된 세계사적 흐름을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국제화는 환경·인권문제등 세계적 공동이해가 걸린 문제가 도출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의해 강조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일=외국인과 외국상품에 둘러싸여 있다고 국제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외국인과 외국상품들을 만나면서 기존의 생각이나 인식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끼는데 이러한 것이 국제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듯 개인적인 인식의 변화를 환경·인권문제등 국제적인 활동이나 운동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다.

 ▲한=국제화란 외국과 동일시된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별성을 인정하면서 조화를 이뤄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일=거시적 차원이 아닌 개인차원의 국제화,즉 주변에서부터의 국제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가령 지금 다니는 대학에 유학온 외국인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문화적인 접촉을 가지며 시야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어렸을 때 홍콩에서 지낸 경험이 있다. 그때의 체험에서 느낀 것인데 국제화란 외국과 동일시된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별성을 인정하면서 조화를 이뤄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일=개인차원의 국제화를 중요하다고 본다. 가령 지금 다니는 대학에 유학온 외국인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문화적인 접촉을 가지며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화는 세계환경과 인권문제등에 공동대처하는 것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경제가 국가단위를 넘어서면서 노동력이동등으로 한 국가 안에 불가피하게 다민족이 존재하게 됐다. 따라서 국제화란 국가간의 문제이기에 앞서 국내적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한국에는 외국인노동자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노동환경·인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일본도 이미 이런 현상을 앞서 겪은 것으로 안다. 진정한 국제화는 인간의 적극적 활동을 요구한다. 따라서 한일 양국의 관련단체들은 양국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제화는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국가와 개인의 이해갈등을 부각시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의 타결이 「작은 것을 잃는 대신에 큰 것을 얻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직접 피해를 입는 농민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국가간 협상이 개인의 이해와 충돌되는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국가는 개인의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고 보다 복잡한 것이다. 따라서 개인간의 우정·사랑등 인간애적인 것을 회복한다고 해서 국제화 문제라든가 이에 따른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일=국제화시대에 있어 인권문제는 더 중요시되고 있다. 사회 안의 약자의 이해를 어떻게 보장하고 존중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종합토론/“과거사 정립돼야 참된친구 될것/반일·협한 감정해소 공동노력을”

 ▲한=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놓고 「동해」 또는 「일본해」로 부르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일본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일=한국이 독도라고 부르는 섬을 일본은 「타케시마」라고 부른다. 명칭에 구애받는 것자체가 편협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제규범에 의하면 영토나 영해에는 일정한 국가주권이 미친다. 영토나 영해의 명칭 논란을 진부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일=이같은 문제는 외교정책상의 문제이므로 이 자리에서는 아무런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쟁점들이 우리들이 극복할 수 없는 한계라고 본다.

 ▲일=일본해 또는 동해는 어느 쪽의 소유물이 아니라 공유물이다. 서해는 황해로 바꿔부르기도 하면서 동해를 일본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상대가 일본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황해는 황사현상으로 해서 바다가 누렇게 돠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은 18세기까지 동해라고 불렀던 바다를 최근 환경회의에서 「일본해」라고 주장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한=일본 학생들은 국가의 차원에서 내려와 개인적 차원에서 한일관계를 서로 이야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개개인이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사회속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다.

 ▲일=일본인은 한국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지 않다. 일본 언론등 제도적 문제도 있겠지만 정보발원지인 한국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한=우리나라를 연구하는 일본인들은 일본을 연구하는 한국인들보다 훨씬 많다. 일본인들은 과거사를 거론하는 것을 귀찮아 하고 또 스스로 한국을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일=한국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거론하는 것은 반일민족주의를 부추겨 내부 결속을 높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한국 대학생들도 일본을 많이 찾아와 이해를 넓혀야 한다.

 ▲한=식민지시대 일본 군인들도 어찌보면 전장터에 내몰린 피해자일 수도 있다. 현재의 일본은 경제대국이지만 일본인 개개인의 삶의 질은 그렇게 높지 못하다고 듣고 있다. 일본과 한국이 각각 자국내의 민주화를 제대로 이뤄냈을 때 국제화가 이루어 질 수 있고 서로가 참된 친구로 사귈 수 있다고 본다.

 ▲일=한국에서 반일론의 책이, 일본에서는 협한론의 책이 잘 팔린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화규제와 정보제한등의 시책을 철폐해야 한다.

 ▲일=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학생들이 과거 역사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깨달았다. 일본인들은 이를 덮어버리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것을 통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