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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대중문화 개방 국민적합의 필요”/정부 “검토”… 문화계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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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대중문화 개방 국민적합의 필요”/정부 “검토”… 문화계 입장

입력
1994.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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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막대… 경쟁력확보 우선돼야/폭력·선정성 강해 사전심의 필수적 정부가 광복50주년인 내년 8·15를 전후해 일본대중문화를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98년 완전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는 사실이 국감을 통해 밝혀지자 일본문화개방문제가 다시 문화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일본대중문화의 개방여론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지난봄 서울대 김문환교수팀과 문화발전연구소(문발련)에 의뢰, 대응책을 마련했다. 문발련이 가능한 한 개방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데 반해 김교수팀은 내년 8·15이후부터 단계적으로 개방, 98년께는 전면 개방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체부는 막연한 개방저지보다는 단계적인 개방스케줄을 제시한 김교수팀연구안에 무게를 두고 개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화계에서는 무엇보다 개방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와 국내대중문화산업의 경쟁력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현재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일본만화와 비디오 음반등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이루어져 단계적인 개방안이 실효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화적 파급력이 큰 영화의 경우 자극적인 내용이 많아 보다 철저한 여과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일본영화는 할리우드영화에 밀려 열세인 점은 우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도에이(동영)등 연간 매출액이 수백억엔대에 이르는 메이저 제작·배급사들이 버티고 있어 자칫 우리 영화산업이 일본의 메이저에 종속될 우려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영화는 시대극과 사무라이영화, 포르노성 로맨스물, 희극등으로 장르가 다양하면서도 잔인하고 선정적인 묘사가 많아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 쉽다. 특히 봉건적 주종관계를 미화하는 시대극이나 국수주의적인 내용등이 자칫 미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첫 단계인 인적교류·합작단계부터 정부의 철저한 감독이 따라야 하고 작품을 수입할 때도 공륜의 심의강화등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만화는 현실적으로 일상생활에 가장 깊숙히 침투, 1단계 개방대상으로 꼽히고 있는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이 많아 사전심의가 필수적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등이 과도한 폭력성으로 물의를 빚었던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가요 음반의 경우 일본가수의 국내공연 허용, 대중가요 음반수입및 복제, 일본대중가요의 방송과 제작등으로 개방수순이 제시되고 있는데 일본의 대중가요는 우리 가요와 정서가 비슷하면서 훨씬 감각적이라는 점에서 개방후유증이 클 것으로 가요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특히 우리 청소년들이 이미 음반 한두장은 지니고 있을 만큼 일본대중음악에 상당히 익숙해 있으며 일본 메이저사들의 막대한 자금력과 광고전략, 앞선 하드웨어등이 가세하면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가요관계자들의 지적이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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