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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작성 착수… 타결 “초읽기”/북미회담 진통불구 성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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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작성 착수… 타결 “초읽기”/북미회담 진통불구 성과기대

입력
1994.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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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특별사찰 원칙적수용/폐연료봉 북에 5∼6년보관후 3국이전/연락사무소 조기설치-남북대화도 접근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해 20일이 넘는 마라톤 협상이 계속된 북미 고위급 3단계 2차회담이 타결을 향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상황을 볼 때 회담은 14일(현지시간)에 끝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늦어도 15일 끝날 것으로 보인다.김일성의 1백일 추모제가 15일이므로 북한측은 가능한 한 이날 이전에 회담을 마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의 파장 분위기가 확실한데 비해 어떻게 매듭이 지어질 것인가는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체적인 분위기는 일괄타결 쪽으로 가고 있다.이같은 전망은 양측이 실무자회담에서부터 사실상 합의문 작성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뒷받침하고 있다.

 13일 상오9시(한국시간 하오5시)부터 열린 실무자 회담은 당초 12일로 예정돼 있던 것이다.그러나 양측은 문안 준비작업을 하느라 시간을 지체해 이날 수차례 연기 끝에 결국 회담은 무산됐다.대신 양측은 전화와 팩시밀리를 통해 미진한 부분에 대한 의견교환을 계속했다.

 양측 실무자들은 13일 회담에서 지금까지의 논의 결과와 여기에 대한 해석,최종입장을 각각 구체적으로 정리한 문서를 놓고 마지막 절충을 시도했다.즉 양측은 이날 실무자 회담에서 사실상의 합의문 작성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실무자 회담에서 양측이 미진했던 부분에서 합의를 이루면 곧바로 수석대표 또는 전체 대표자 회담을 열어 합의문을 손질,발표하고 회담을 폐막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 작성 과정에서 양측은 막판 절충을 시도하면서 특히 특별사찰의 실시시기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한은 경수로의 완공을 보장할 수 있는 시점을 주장하는데 반해 미국측은 경수로의 기자재가 북한에 반입되기전에 특별사찰이 실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관련, 미국측은 일종의 양보안으로 경수로의 핵심부품이 반입되기전에 특별사찰을 실시하는 절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경우 북한핵의 과거투명성 확보를 위한 특별사찰은 경수로건설과 관련된 타당성조사와 건설계약체결등이 끝나 기자재반입이 시작된 후,핵심부품이 반입되기전에 이루어질 수 있고 그 시기는 최소한 3년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북한측이 이제껏 인정조차 하지 않았던 특별사찰을 원칙적으로 수용했다는 것은 성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측은 또 재처리시설로 알려지고 있는 녕변 방사화학실험실의 해체를 대체에너지제공등과 연계시키면서 사용후 핵연료봉의 처리문제에 있어서는 북한과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즉 미국은 방사화학실험실의 조기해체를 전제로 사용후 핵연료봉을 일단 북한의 주장대로「건식보관」한후 보관기간이 끝나는 5∼6년후에 제3국으로의 이전을 추진한다는 것이다.한편 이번 북미간 협상에서는 미국측이 한국의 입장을 반영,남북대화의 재개문제를 합의문 초안에 명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편으로 북미간 연락사무소의 조기설치에도 의견접근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와함께 북한은 당초에는 북미간 관계개선에 더욱 비중을두었으나 최근의 협상에서는 경수로지원에 더욱 매달리고 있고 한국형 경수로 수용에도 융통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북미회담의 일괄타결전망이 높아지고 있으나 막판에 타협에 실패할 경우 양측은 한차례 정도 회담을 더 갖거나 이번 회담을 끝내고 후속회담에 대한 간단한 합의사항만 발표한뒤 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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