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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카드경계” 일관된 기조/김 대통령 잇단 미언론 발언 진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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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카드경계” 일관된 기조/김 대통령 잇단 미언론 발언 진의는

입력
199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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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더초조… 미 양보기류에 쐐기/“한국 소외 재부각” 우려 시각도 김영삼대통령이 최근 며칠동안 미언론을 상대로 미국의 대북핵협상을 비롯한 북한문제에 대해「잦은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 국내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보도가 시발이 돼 그 다음 김대통령을 만나는 언론도 이 보도내용을 전제로 해 질문하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도 없는 형국이었지만 어쨌든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더구나 김대통령은 근 40여일 동안 대북발언을 피해왔기 때문에 최근 발언의 진의와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 김대통령은 지난 7일 문제의 뉴욕 타임스 설즈버거발행인 일행을 만난데 이어 8일 월 스트리트 저널의 카렌 하우스부사장을 접견했고 11일에는 CNN과 인터뷰를 했다. 세차례 다 여러 얘기가 나왔지만 언론의 관심을 끈 것은 국제적 현안인 북한의 핵문제였다.

 청와대는 김대통령이 잇달아 미언론을 통해 북한문제를 얘기한 것처럼 보이는 데는 「우연의 요소」도 많다고 설명한다. 우선 뉴욕 타임스 경우는 회견이 아니라 예방을 받는 자리였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방한했던 카렌 하우스부사장측이 예방을 원해 급작스럽게 만들어진 일정이었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예정된 정식인터뷰는 맨 마지막의 CNN회견 뿐이었다.

 그런데 이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뉴욕 타임스에 보도된 발언이었고 관심도 김대통령의 발언배경과 진의에 쏠려 있다. 청와대는 물론 김대통령의 대북관계 발언의 뜻은 정식으로 인터뷰를 한 CNN회견에 담겨 있다고 말한다.

 김대통령은 CNN과의 회견에서『클린턴미대통령과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요문제에서 한미양국은 아무런 견해차이가 없다』고 전제하면서 미국은 한국이 미국보다 더 많은 대북접촉을 통해 얻은 경험을 대북협상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통령은 특히『미국은 대북협상을 성공적으로 결말지으려 하는 것같다.

 그러나 사실은 북한이 더 절박한 심정으로 협상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가 없으며 핵카드를 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기본원칙을 고수하고 한미간 합의를 지켜야 하며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설명대로라면 이것이 김대통령의 최근 미언론상대 발언의 진의이다. 뉴욕 타임스보도가 기사작성자의 주관적 느낌까지 보태져 김대통령의 미행정부에 대한 직접비판발언으로 비쳐졌을뿐 그때 이미 김대통령의 심중이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이 뉴욕 타임스보도후 미정부에 발언의 진의를 전달하고 CNN회견에서는 훨씬 정제된 표현을 쓴데 대해 야당시절 국내정치에서 써온 일종의 「치고 빠지는」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북미협상과정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김대통령으로서 미국이 특별사찰시기등에 대해 지난 8월 북미합의보다 양보하려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쐐기를 박아두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이같은「선제발언」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김대통령발언이후 국내에는 북미협상의 구체적 내용과 관계없이 미국이 양보하려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이미 깔려 버렸다.

 이때문에 정부는 한미간에 긴밀한 협의로 북미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 왔는데도 협상결과를 놓고는 또 다시 「한국소외」등의 비난목소리가 터져 나와 결과적으로 정부의 입지를 좁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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