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성 등 땅밑 2∼3㎞서 잇따라 발견/「생태계범위 확대」 「새 암치료약 개발」관심 산소도 빛도 없는 깊은 땅속에 생물이 살고 있을까.미국 포틀랜드 오레곤대학원의 환경미생물학자 데이비드 분박사팀은 최근 지하 3.6지점에서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미생물은 산소가 없는 곳에 생존하고 있어 바실루스 인페르누스(지옥에서 온 간상균)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 영국 브리스톨대학의 존 팍스박사팀은 태평양 해저 5백10여지점에서 채취한 딱딱한 침전물에서 미생물군을 발견하고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 최근호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팍스박사는 보고서에서 『지하 깊숙이에 미생물이 살아 있다는 사실은 생태계의 범위를 대폭 확대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잃어버린 세계를 다시 찾고 있다』고 표현했다. 한때 「소설」이라고 외면당하던 지하미생물 찾기가 이제 과학으로서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 20여년동안 지하시추작업에서 5천여개의 미생물을 추출해 국립암센터와 듀퐁 글락소등 민간기업들에 제공하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에너지부가 섭씨75도의 지하 2.78 지점에서 추출한 미생물은 초기 공룡시대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돼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지하미생물의 존재는 과거 지구생태계를 재구성해보는 단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암이나 에이즈치료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가 지하시추작업을 시작한 것은 지하수오염을을 탐지하고 핵폐기물로 인한 오염을 미생물을 이용해 제거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80년대부터 에너지부는 전문가 44명을 투입해 6개지점을 시추한 결과 상당한 지하미생물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다.
가장 깊이 시추된 곳은 버지니아주 달그렌이라는 도시 부근의 포토맥강 하상이다. 테일러스빌로 알려진 이곳 침전물은 2억3천만년전 삼첩기의 토양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추출돼 배양중인 미생물들은 막대기모양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몇가지 생리특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너지부는 현재 뉴멕시코주 사막의 화산폭발지점에서 미생물의 존재를 탐사하고 있는데 외부행성에서의 미생물 이전가능성여부와 관련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참여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나 영국의 팍스박사팀외에도 해양학자와 미생물학자들은 대서양해저 5백여지점의 미생물을 탐사하기 위해 직경5인치짜리 관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하미생물의 채취가 인류질병의 판도라상자를 여는 꼴이 될 수도 있다며 반대하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오염 가능성을 줄이는 정교한 시추공과 채취도구를 개발하는등 탐사열기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하미생물연구분야의 선구자중 하나인 코넬대학 토머스 골드박사는 『지하깊숙이에 수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충분하다』며 『지상의 동식물종류보다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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