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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학술통신망에 음란·저질프로/「인터네트」 부작용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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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학술통신망에 음란·저질프로/「인터네트」 부작용 몸살

입력
1994.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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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개국 2,000만명 이용 “정보의 보고”/DB 무단유출·해커 침투… 대응반 창설 세계 최대 학술통신망 인터네트가 본래 취지를 벗어나 음란물등 저속한 프로그램이 범람하고 데이터베이스가 무단유출되는 컴퓨터범죄가 잇따라 몸살을 앓고 있다.

 인터네트는 전세계 1백30여개국 1백70여만대의 호스트컴퓨터가 거미줄같이 연결돼 2천만명이상이 이용하는 거대한 학술통신망. 미국대통령의 동정부터 각국 대학·국회도서관의 학술자료까지 전세계의 방대한 자료를 컴퓨터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정보의 보고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92년 인터네트의 실질적 관리기관인 미과학재단(NSF)이 상업적 이용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고 93년 클린턴행정부도 인터네트를 지구촌 정보통신망의 출발점으로 선언하면서 급속히 대중화한 이후 갖가지 역기능과 부작용이 노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음란·폭력물등 저속한 컴퓨터문화의 확산이다. 지난 8월 인터네트에는 미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의 신혼초야 사진이 전자게시판에 공개돼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이사진은 미성인잡지 펜트하우스가 9월 특집호를 위해 긴급입수한 신혼초야 비디오테이프를 컴퓨터그래픽 파일로 변환, 판촉차원에서 공개한 것이다. 인터네트에는 게이, 레즈비언 동호회회원들이 파트너를 구하는 게시물을 비롯, 나치즘 무정부주의를 찬양하는 내용까지 국내정서로는 수용하기 힘든 급진적인 정보들이 게재되기도 한다.

 인터네트는 또 각기관 전산시스템의 정보를 도둑질해가는 해커들의 잇따른 전산망 침투로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월 토론동호회인 「유닉스 뉴스그룹」의 게시판에는 공공기관 컴퓨터시스템의 암호를 자동으로 풀어내는 해킹프로그램이 등장, 이용자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앞다투어 정보를 빼내느라 40여시간 전세계 인터네트 통신망이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미국 해커로 추정되는 인터네트의 이용자가 각기관 중앙컴퓨터시스템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 검색프로그램 「고퍼」의 프로그램 오류를 이용, 암호를 자동으로 알아내는 프로그램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최근 인터네트가 몸살을 앓자 미국은 국방부 주도로 피츠버그의 카네기멜론대에 해커추적을 위해 15명의 컴퓨터전문가로 구성된 「컴퓨터위기긴급대응반(CERT)」을 창설하기도 했다. 데이콤의 오익균인터네트담당과장은 『인터네트는 한국통신, 데이콤에 이어 통신전문업체인 아이네트기술도 11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등 국내서도 급속히 대중화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만큼 가입자들이 음란물과 해킹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인터네트의 부작용을 막는 차선책』이라고 말했다.【홍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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