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루블화/연일 폭락세/연초의 반값… 1불에 5천루블돌파 초읽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루블화/연일 폭락세/연초의 반값… 1불에 5천루블돌파 초읽기

입력
1994.10.12 00:00
0 0

◎정부 절하의도비해 속도빨라… 인플레 우려 러시아의 루블화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루블화는 지난11일 모스크바은행간 외환거래소(MICEX)에서 미달러당 3천9백26루블로 떨어지는등 사상최저치 경신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초에 달러당 1천7백∼1천8백으로 바꾸던 루블화가치가 약9개월만에 반값으로 폭락한 것이다.

 루블화가치는 지난7월 3.1%하락한데 이어 8월 4.5%, 9월 17.8% 평가절하됐고 이달들어 불과 열흘만에 16.5%나 다시 떨어졌으며 5천루블대돌파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같은 루블화의 가치하락은 이미 예상된 것이기는 하나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인플레 불안심리와 함께 정부의 금융통화 통제기능이 상실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일간 쿠란티지는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이 루블화가 올 연말까지 미달러당 4천∼5천 또는 심지어 1만루블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동안 루블화는 중앙은행의 강력한 개입에 의해 실제보다 상당히 평가절상돼 왔으며 급진개혁파들은 이같은 인위적인 통제가 오히려 경제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해왔다.

 실제로 루블화의 강세로 일부 수입업자들이 외국 소비재를 대량수입해 큰 이익을 남기는 반면 국내생산이 감소하는 결과가 초래됐으며 외국자본의 유입도 별로 이루어지지 않는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바 있다.

 이에따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총리는 『루블화가 단계적으로 실제가치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생산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루블화가 실제가치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있다.

 루블화 가치하락은 기본적으로는 이같은 정부정책 기조하에서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치 않음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인키 어렵다. 이와함께 루블화의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정부의 장기적인 경제 개혁정책의 일환이라는 견해도 있다. 옐친대통령의 직속 싱크탱크인 전략분석센터의 미하일 델야긴연구원은 『루블화의 가치하락은 오는 95∼97년의 정부 경제개혁정책의 일환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투자는 촉진하되 인플레를 억제하고 긴축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기조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의 급락사태는 정부의 개각이나 개혁정책의 전환이 있을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인플레의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의도대로 루블화가 실제가치에 육박한다고 해도 최근 평가절하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다시말해 정부정책에 대한 반대급부로 인플레의 유발과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가중되는등 경제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10만 루블권 화폐발행을 검토하다 정부가 이를 취소한 것도 인플레 유발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작용을 입증하듯 러시아의 소비자 물가는 이달들어 약10%가 올랐으며 일부 품목들은 이보다 훨씬 올라갈 것 같다.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율이 월 8∼1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으나 일부서는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있다.

 루블화의 가치하락이 국내생산 및 외국자본유치를 촉진시켜 러시아정부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 줄지 아니면 인플레를 유발시켜 경제상황을 더 악화시킬지 주목된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