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 미비·당국점검 소홀/7천여곳 밀집 강남 40%“불량” 서울 시내 전체건물의 20.5%를 차지하는 「복합건물」들이 화재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상가및 각종 근린시설과 교회 소극장 밀실유흥업소들이 한꺼번에 입주해 있는 복합건물들은 대부분 소방시설이 미비한데다 소방당국의 안전점검마저 형식적인 경우가 많아 대형참사의 위험이 높다.
9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브로드웨이극장 화재도 3층에서 발화한지 10여분만에 5층까지 옮겨붙었는데, 화재당시 비상벨도 울리지 않았고 비상계단마저 없어 관람객이 있는 시간에 불이 났다면 대형참사가 일어날 뻔 했다.
더구나 이 극장은 8월초의 소방안전점검에서 옥내소화전및 경보설비의 작동불능과 유도등 파손등으로 시설개선명령을 받고서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까지 서울시내 3천2백74개 복합건물을 대상으로 실시된 소방안전점검결과에 의하면 점검대상의 3분의1 정도인 9백여개소가 안전시설 미비로 불량판정을 받았다. 특히 7천여개의 복합건물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최근 점검결과 40%인 2천8백여개 건물이 시설개선 명령을 받았다.
신촌과 강남일대의 복합건물에 있는 소극장들은 건물 출입구나 복도가 너무 좁고 관람석은 무릎조차 펴지 못할 정도로 빽빽하게 놓여 있어 평상시에도 영화상영이 끝날 때면 혼잡이 심하다.
최근 시설개선명령을 받은 강남구 논현동 K극장은 옥내 소화전과 출입구에 설치해야 할 방화문 자동폐쇄장치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이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논현동 S극장도 옥내소화전과 수신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지하2·3층의 배연설비의 전원연결 부위가 끊어져있는 상태였으며, 서초동 P극장은 기본 소방시설인 소화기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소방관계자들은 『복합건물은 연1회 정기소방점검을 하도록 돼 있으나 인력부족으로 사실상 1년에 1번도 점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자체적인 안전점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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