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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아닌 실효있는 캠페인/이민웅(나의지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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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아닌 실효있는 캠페인/이민웅(나의지면평)

입력
1994.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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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 파문속 「더불어 사는 사회」참신/독자공감 명칼럼위한 필진 더 발굴을 신문사간의 경쟁이 죽기살기로 벌어지고 있다. 경쟁의 성격도 전면전 양상이다. 스트레이트 뉴스의 속보경쟁만이 아니라, 기획경쟁·편집경쟁·증면경쟁·광고지면 대형화경쟁, 거기에 해석저널리즘의 전개와 더불어 사설및 칼럼경쟁은 말할 것도 없고 캠페인 경쟁까지 경쟁이 없는 곳이 없다.

 특히 일부 신문사간에 벌어지고 있는 비슷한 주제를 대상으로 한 캠페인경쟁은 경쟁이 지나친 나머지 캠페인의 본래 목적은 뒷전이고 자사를 위한 세확장싸움같은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어떤 신문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개혁해야 할 분야나 개혁이 지지부진한 분야를 골라서 현상을 과학적으로 지수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문제를 제기하여 충격과 함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착실한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캠페인은 「모양 갖추기」식으로 전개해서는 안된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대신문이 전개하는 캠페인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신문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독자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일보가 「지존파」의 엽기적 살인행각을 보도하면서 함께 전개한 「더불어 사는 사회」캠페인은 시의성도 좋았고, 또 사회기강이 무너지고 규범이 무시되는 사회병리의 구조적 요인들을 날카롭게 지적한 것은 돋보이나, 범죄의 반사회적 성격을 좀 더 분명히 직시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과 불과 3회로 짧게 끝낸 것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신문의 해석저널리즘 추세와 더불어 사설과 칼럼에 대한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사설및 칼럼의 내용에서는 물론이고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시의성있는 문제제기에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설특종」이라는 신조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사설과 칼럼이 신문의 평판과 독자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훌륭한 사설과 칼럼을 집필할 수 있는 사내 필진을 발굴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일보는 이미 유수한 논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김창열칼럼」과 「김성우칼럼」이 사라진 후 우리사회의 여러현상을 깊이있고 무게있게 꿰뚫는 대논객의 글을 보기가 힘들다는 항간의 지적도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정확하고 엄격한 사실보도에는 근성과 패기가 필요하지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그리고 생명이 긴 훌륭한 논설은 또 다른 덕목을 요구한다. 지식과 안목은 물론 추론과정에 대한 천부적이고 훈련된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덕목을 신장시킬 수 있는 기풍의 조성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덕목의 양성은 기자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회사의 체계적인 지원은 물론, 인사및 편집정책등 전반적인 회사운영체제와의 관계속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한양대교수·신문방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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