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적고 가격도 저렴”/「다기능」보다 매출 큰폭 늘어 가전제품 인기품목이 「다기능형」에서 「단순기능형」으로 바뀌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80년대 후반부터 여러가지 첨단기능을 추가한 TV VTR 전기밥솥등으로 경쟁해 왔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제 별로 사용하지도 않는 버튼이 20∼30개나 붙어 있는 다기능 제품들에 공연히 번거로울 뿐이라는 불만이 많았다.
최근 이같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TV는 화면작동, VTR이면 녹화·재생, 캠코더면 촬영·재생, 밥솥이면 취사·보온등 꼭 필요한 역할만으로 기능을 축소시킨 제품들이 출시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도파 백화점 상계점 가전코너 판매담당자에 의하면 단순기능형 가전제품의 지난해 같은시기 대비 월별 매출증가율은 다기능형 제품보다 20∼30%나 높아 등장한지 2년만에 제품판매총액 가운데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롯데 백화점 본점 가전코너의 경우 전년비 20%에 가까운 단순기능형 제품의 급격한 매출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초 진열면적을 크게 늘렸다.
단순기능형 가운데 가장 많이 나가는 제품은 음성다중 중저음 서라운드등 기존제품의 꼭 필요하지 않은 시스템을 없앤 금성 25인치TV, 요약 자기진단 G코드등의 기능을 제거한 삼성VTR, 잡곡·현미·백미등 밥종류 선택기능을 빼버린 한미밥솥등 올해 새로 출시된 모델들이다.
92년 국내최초로 다시 나온 단순기능형 가전제품 대우유선전화기는 장기간 인기를 유지하는 상품으로 유명하다. 녹음 재생 보류 재다이얼등 복잡한 기능을 없애고 송·수신 관련 시스템만 살린 제품이다.
단순기능형 가전제품은 다기능형보다 고장이적고 값도 20∼40%가 싸다. 단순기능형 25인치 TV의 경우 66만4천원으로 같은 크기의 다기능형 제품보다 18만9천원 싸다. VTR의 경우 단순기능형이 30만6천∼31만7천원, 다기능형은 64만7천∼74만3천원이다.
롯데백화점 가전구매담당 이승철부장(41)은 『우리나라보다 출시가 5년가량 앞섰던 미국 일본등에서는 단순기능형의 판매고가 전체 전자제품 매출의 60%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3∼4년 안에 우리나라도 단순기능형 제품의 점유율이 50%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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