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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GCC 긴급회의 요청/다시 전운감도는 걸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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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GCC 긴급회의 요청/다시 전운감도는 걸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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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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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기계화사단 속속 남진/영도 “침략행위 불용” 함정급파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접경지역 이동으로 걸프지역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있다. 이라크는 7일 기계화사단을 앞세운 최정예 공화국수비대 소속 1만∼1만5천명을 현재 3만∼3만5천명의 병력이 배치돼 있는 남부 국경지대로 이동시켰으며 쿠웨이트와 접한 이라크 남동부 바스라 지역에도 이미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라크군의 이동에 대비, 육군과 해병대원 1만5천여명에 경계령을 발동해 걸프전 이후 이 지역에 또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악사태 만반대비”

 ○…쿠웨이트 정부는 이날 이라크의 병력이동 보도와 관련,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태세를 완비했다고 선언하고 역내 협력체인 걸프협력회의(GCC)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및 아랍에미리트연합(UAE)등 GCC 6개 회원국은 지난91년 1월 걸프전때 미주도의 다국적 연합군에 참여, 쿠웨이트에서 이라크점령군을 축출하는데 기여했었다.

 쿠웨이트 관영 쿠나통신은 『쿠웨이트는 이라크 정권의 모든 움직임과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어떠한 위기상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자베르 알 아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국왕은 8일 비상각료회의를 소집, 이라크군 배치상황과 이에 대비한 조치들을 논의했다고 쿠웨이트관리들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의회대변인 아마드 알 사둔도 참여했다.

 알 압달라 알 사바 왕자겸 국무총리는 외국방문을 단축하고 9일 긴급 귀국할 것이라고 관리들은 전했다.

○국민들 우려·초조감

 ○…쿠웨이트 국민들은 7일현재 공포심을 보이지는 않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우려와 초조감을 표시했다. 1백70만 쿠웨이트 국민중 일부는 이번 뉴스가 지난 90∼91년 7개월간의 이라크 침공당시를 기억하게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후세인에게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빌 클린턴미대통령의 연설장면을 보기 위해 TV주변으로 몰려들었으며 일부 주유소들은 연료를 채우려는 자동차들로 붐볐다.

 쿠웨이트·이라크 국경 비무장지대를 경비하고 있는 유엔 이라크·쿠웨이트감시단(UNIKOM)은 이날 국경지역은 평온하다고 밝혔다.

○안보리결의 준수 촉구

 ○…서방국가들과 이스라엘 및 이집트는 이날 이라크의 대규모 병력이동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더글러스 허드 영국외무장관은 런던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쿠웨이트가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이미 영국에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힌 뒤 『이에 대응해서 군함 콘월호가 8일 아침 쿠웨이트 해역으로 출발하며 9일 상오 도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쿠웨이트 접경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라크 군대의 이동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프랑스 외무부가 밝혔다.

 이보다 앞서 장 베르나르 메리메 유엔주재 프랑스대사는 6일밤 뉴욕에서 타레크 아지즈 이라크부총리에게 『이라크는 쿠웨이트의 주권과 국경의 존중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833호를 수락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통보했다.

 ○…지난 91년 걸프전 기간에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던 이스라엘은 이라크군의 이동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이 7일 말했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은 7일 자베르 알 아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국왕과 파드 빈 압델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고 이집트의 MENA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집트는 이라크·쿠웨이트간 정세변화를 우려를 갖고 추적하고 있다』면서 이라크정부가 사태를 확산시켜 지역긴장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에스마트 압둘 메기드 아랍연맹(AL) 사무총장은 쿠웨이트에 위협을 가하고 나선 이라크의 성명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이라크정부에 유엔헌장을 준수하고 자제할것을 요망했다.【쿠웨이트·런던·예루살렘·카이로 외신=종합】

◎이라크군 왜 이동했나/“유엔제재 완화노린 무력시위” 분석/군사력 크게약화 재침공은 어려울듯

 이라크가 쿠웨이트 접경지대에 기계화 사단을 앞세운 최정예 병력을 배치하는등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어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이번 병력이동에 대해 ▲쿠웨이트 재침공을 위한 사전포석 ▲유엔의 대이라크제재조치 완화를 위한 무력시위 ▲일선부대 병력의 정례이동등 3가지의 가능성을 꼽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방 외교관들은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 참패한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재침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시 걸프전에서 이라크는 3천대의 탱크와 1천8백대의 장갑차, 2천문의 대포가 파괴되는 피해가 났으며 해군력은 사실상 와해되는등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특히 걸프전당시 7백대를 보유했던 전투기는 현재 1백80여대만 남아 있어 유사시 미군이 걸프만에 동원할 수 있는 전투기 2백대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며 1백만을 자랑하던 육군도 40만명으로 줄었다.

 전세계 석유매장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쿠웨이트도 이라크의 점령에서 벗어난 뒤 미국 러시아등 주요 강대국들과 방위조약을 체결하는등 국방력을 키워 왔기 때문에 이라크의 입장은 걸프전때보다 더욱 어렵게 됐다.

 이라크는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쿠웨이트 국경지대로 병력을 이동배치했다는 사실은 확인했으나 쿠웨이트 재침공 기도설과 군부내 반란설에 대해서는 강력 부인했다.

 결국 이번 병력이동은 후세인이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조치를 해제시키려는 목적에서 국제적 관심을 끌기 위해 극단적인 외교전략을 구사한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라크는 이달 하순 유엔안보리에서 대이라크 경제봉쇄조치의 완화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다는 점을 겨냥, 경제봉쇄조치의 연장을 노리고 있는 미국과 신경전을 벌여 왔다.

 이라크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프랑스등이 대이라크 경제봉쇄조치의 해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는데 상당히 고무돼 있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이라크가 유엔의 제재 해제조건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안보리에 제재 완화를 요청하는 한편 유엔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에 발효시킨다는 조건으로 이라크와 1백억달러 규모의 무역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제3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이라크 국민들이 감수하고 있는 고통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이라크의 입지가 강화되기도 했다.따라서 이라크는 안보리 결의안 내용을 완전히 충족시켜 주지 않는한 봉쇄조치를 완화해서는 않된다는 미국의 주장이 점차 지지기반을 잃고 있다고 판단, 적극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모하메드 살레이라크무역장관은 『지난 90년 8월이후 계속돼 온 석유금수등 대이라크 제재로 세계각국이 입은 손실은 6백40억달러에 이르며 국제봉쇄의 영향은 이라크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라크에 필수품을 공급했던 선진국들에까지 미치고 있다』며 제재해제를 호소한 바 있다.【이종수기자】

◎미의 시각·대응/“국제사회 관심끌기용” 판단/클린턴,회유·압력 양면작전

 미국은 쿠웨이트접경 인근에서의 이라크군 증강움직임을 유엔의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시위용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90년 여름에 발생한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침공사태가 재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이라크의 군사동향에 대한 클린턴의 1차적 반응은 회유와 협박이 혼재된 경고성 발언이었다. 그는 『사담 후세인이 어떤 이유에서건 수년전 우리가 개입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결의가 약화됐다고 믿는다면 이는 커다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적절한 대비태세 확립을 긴급지시했다.

 미국은 그러나 당장 쿠웨이트에 미군을 증파할 계획은 없는 듯하다. 미행정부로서는 아이티 군대파병, 보스니아사태등으로 이라크에서의 분쟁발생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클린턴이 이날 적절한 대비책마련을 지시하면서 언론에『사실 이상으로 사태를 과열시키지 말기를 바란다』고 주문한데서도 미행정부내의 이같은 기류를 읽을 수 있다.

 이라크의 군대이동은 최근 이라크 집권 바트당 기관지가 1면 사설을 통해 안보리의 즉각적인 석유금수 해제를 촉구한 뒤 10월10일까지 금수조치가 해제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한 뒤 시작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라크병력의 쿠웨이트접경 이동이 지난 6월초 북한이 그러했듯이 미국에게 생떼를 부림으로써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군부가 예산및 인력감축등으로 두개의 전쟁을 동시 수행할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고조되는 시점에 발생한 것으로 특히 주목된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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