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은 오는 10일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홍을 앓고있다. 박찬종대표, 양순직최고위원 등은 『김동길대표의 전횡으로부터 신민당을 구해야한다』고 대회강행의 변을 밝히고있다. 박대표는 『지금도 늦지않았다. 김대표가 퇴진하면 명예나마 잃지않을 것』이라고 말하고있다.
반면 김대표는 『음모를 용납할 수 없다. 육탄으로라도 저지하겠다』고 맞서고있다. 김대표는 『목숨을 걸고 싸울 투사들도 있다』는 섬뜩한 표현도 서슴지않고있다.
감정대립의 골은 갈수록 깊어가고, 오가는 언사는 더욱더 살벌해지고있다. 주말인 8일 박철언전의원을 위로하는 오찬에서도 이들의 앙금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김대표와 박대표는 박전의원을「사지에서 돌아온 동지」처럼 맞이하면서도 서로에게는 눈길조차 주지않았다. 지난 5월말 국민·신정당의 통합선언때 동반자를 다짐했던 두 대표는 불과 네달만에 철천지 원수로 돌변해 버린것이다. 통합당시 두 대표는 한 목소리로 「진취적보수와 합리적진보의 하나됨」 「양김패권구도의 극복」을 외쳤지만, 이제 이들이 내걸었던 명분들은 허공속에서 떠돌고 있을 뿐이다.
두 대표가 기존정치권의 술수를 질타해온 대표적 인물들임을 상기하면, 동맹과 대립을 순식간에 넘나드는 그들의 변신이야말로 구태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두 대표는 일반대중들 사이에서는 그런대로 인기가 있는것으로 돼있다. 그들의 인기는 구정치인들과는 다른 새로움, 파격, 소신에서 비롯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김대표는 교수시절 「낚시론」으로, 박대표는 「세대교체론」으로 양김씨(김영삼 김대중)를 몰아세우며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런 두 대표가 지도자를 자처하는 위치에 서자 서로를 거꾸러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있다면, 그들의 인기나 신선함은 허상일 뿐이다. 어제 악수하고 오늘 상대의 등을 노리는 정치는 「배덕의 정치」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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