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차량 교체늦어 「땜질」 급급/시민들 “믿고타기 겁난다” 불만/어제 오류역서 또사고 90분 불통 지하철과 전철사고가 왜 이리 잦은가. 툭하면 출퇴근시간에 멎어버리는 전동차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지역 주민들은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다.
지난 4월 과천선 전동차 연쇄고장 사고로 당국이 큰 홍역을 치르고도 크고 작은 사고가 그치지 않아 출퇴근길에 지하철과 전철타기가 겁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7일 상오 8시 10분께 서울 구로구 오류역에서 전기공급이 중단돼 상하행선 전동차들이 1시간 30분동안 발이 묶인 사고가 일어나 출근길 시민 3만여명이 골탕을 먹었다. 연쇄적으로 전동차가 멎은 역마다 시민들이 택시와 버스로 갈아타느라 부근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출근시간과 등교시간이 늦어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들이 지나가는 화물차를 세워 통사정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서울지하철공사와 철도청에 의하면 올들어 8월말까지 발생한 사고건수는 1백10건으로 국철이 91건, 지하철 19건이다. 이틀에 한번씩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처럼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당국이 늘어나는 승객수요에 따라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객차만 늘리는 양적인 수송능력에 치중했을 뿐 노후된 장비교체나 시설물 정비를 소홀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발생한 1백10건의 사고원인중 차량고장 65건을 포함, 신호와 선로 전차선고장등이 89건을 차지한다. 특히 차량고장은 부품부족과 허술한 관리, 차량 및 부품납품 과정에서의 비리가 주요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검사와 수선때 꼭 필요한 부품이 모자라 여기저기서 빼다쓰는 「땜질」수리가 잦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난해 감사원의 지하철안전관리 실태조사에서는 차량에 대한 중간감사와 일반감사를 각각 2년과 4년마다 한번씩 받도록 돼 있는데도 1, 2호선 47량의 경우 92∼93년 최장 8개월이나 검사를 늦게 실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하종오·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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