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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회담 주말이 최대고비/안개속 행보… 합의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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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회담 주말이 최대고비/안개속 행보… 합의점 찾을까

입력
199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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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로 지원시점 등 계속 대립/「성과」급한 북 막판양보에 기대 제네바에서 고위급회담을 벌이고 있는 북한과 미국은 7일 현재까지 모두 16차례 회담을 가졌다.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해 실무자회의 5차례, 수석대표회의 6차례, 전체대표단회의 5차례가 연속적으로 때로는 번갈아 가면서 진행됐다. 회담의 진행방식이 이처럼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합의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빨리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회담은 여전히 춤을 추고 있다.

 양측은 그날의 회담이 끝나면 대표부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보도진들에게 대체로 짤막한 언론발표문이나 수석대표의 코멘트를 통해 회담의 분위기와 추이를 전하고 있다. 회담은 15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지금까지 「진전이 있다」는 발표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양측은 3단계 고위급 1차회담때까지 단골코멘트였던 『회담은 생산적이고 건설적』이라는 표현까지 거의 삼가고 있다.

 이번 협상내용의 기본틀은 넓은 의미로 북한의 핵개발 동결과 이에 대한 미국의 정치·경제적 보상이다. 여기에 북한의 과거및 현재의 핵투명성 확보가 포함된다.

 협상이 벽에 부닥친 여러 요인중 가장 중요한 한가지로는 양측이 지난 1차회담때 합의했던 원칙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의 선후문제및 시점설정과 관련한 입장대립이다. 연속성(SEQUENCE)문제라고 불리는 이 문제는 구체적으로 미국측이 보장해야 할 경수로 지원과 대체에너지 제공, 연락사무소 설치와 북한이 이행해야 할 폐연료봉처리, 재처리시설및 흑연감속형 원전건설의 동결과 폐쇄, 특별사찰등이 어떤 전제조건하에서 행위의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 하는 것이다.

 이 각각의 사항들은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므로 서로 매우 복잡하게 연계될 수밖에 없다. 한가지만을 떼놓고 해결하기는 힘들다. 결국 일괄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측은 이에 대해 그들이 바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제의했을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예를 들면 경수로 착공 후 몇개월 이내에 북한이 어떤 흑연형 원전건설을 중단하고 미국은 이로부터 몇개월안에 대체에너지 제공을 개시하는가 등이다. 미국은 조속한 이행을 원하고 북한은 최대한 이를 늦추려 하고 있다.

 한가지 어느정도 의견이 일치되고 있는 부분은 경수로 완공과 흑연 감속로 해체시점을 동일선상에 놓는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이 역시 흑연원전 건설중단을 언제부터 시작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연속성 문제와 함께 기본사항에 대한 이견이 협상의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경수로의 모델에 관한 문제부터 폐연료봉 처리방식,특별사찰 수락여부, 5㎿ 원자로의 연료재장전여부,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문제등에서 양측의 대립은 여전히 첨예하다.

 양측은 원활한 논의를 위해 그때그때마다 각자의 입장과 시한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문서를 주고 받기는 했다. 그러나 합의문 초안작성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첩첩하다.

 앞으로의 회담일정은 길게 잡아도 한 3∼4일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아무런 진전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귀국을 미룬채 무턱대고 협상을 계속 끌어 나갈 수만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1∼2일이 타결의 고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비관적인 전망하에서도 막판 타결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 근거는 북한은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타협의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과, 이번 회담의 결렬에 초조해 하고 있으며 특별사찰과 경수로형 선정등 일부 중요한 현안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해 타협의 여지를 남기고 있고 무엇보다 경수로지원등 경제적 실리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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