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 길들이기」“중대장들이 묵인”/소대장 구타사건뒤 단체기합주곤 “쉬쉬”/고참,졸병 말안들으면 야간근무때 폭행/횟집주인 “사병 술·생선회 요구 잦았다”【울산=정재락기자】 장교무장탈영이라는 건군이래 초유의 불명예를 기록한 육군 53사단 4대대 예하 해안경비 중대의 군기문란실태가 속속 드러나면서 엄청난 파문이 일고있다.
특히 고참사병들의 「장교 길들이기」등 어처구니없는 하극상은 그 뿌리가 의외로 깊은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부대에서 최근 전역한 사병들과 인근 주민들은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군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며 사병들의 「장교 길들이기」는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고 증언했다.
사병 4명이 직속 소대장을 집단 구타했던 4대대 14중대 1소대에서 근무하다 최근 제대한 O씨(22)는 고참사병들의 소대장 「고립작전」을 폭로했다. 고참사병들은 하급자들에게 『소대장에게 아침인사를 하지말고 군화를 닦아주거나 옷을 세탁해주지 말라』고 지시했고 소대장과의 개인적인 대화도 금지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고참사병들은 신병이 들어오면 이같은 교육을 시킨 뒤 지시를 어길 경우 여러가지 방법으로 괴롭혀 결국 「하극상」에 가담토록했다고 밝혔다.
고참사병들은 말을 안듣는 하급자들을 야간근무에 데리고 나가 얼차려를 주거나 폭력을 행사했으며, 초병 교대근무시간표를 멋대로 조정해 자정이후 새벽근무등을 시켜 괴롭혀온 것으로 밝혀졌다.
역시 이 부대에서 최근 전역한 한 예비역은 『소대장을 구타한 신원석병장은 신병들의 교육을 전담했으며, 소대에서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고참 사병들의 이같은 하극상은 소대장을 고립시킨 뒤 소대전체를 마음대로 휘두르기 위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들은 소대장방을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소대장과 함께 술을 마시고 화투놀이를 하는가 하면, 반말도 예사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방위병은 『소대장 구타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중대장은 단체얼차려만을 준 뒤 쉬쉬했다』며 『한참 지난 뒤 마지못해 가해사병들을 영창에 보냈지만 대부분의 중대장들은 군기문란사례를 묵인하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탈영장교들이 소속된 13·14중대의 경비담당구역 해안 초소및 참호는 대부분 민가나 50여개의 생선횟집들과 인접, 사병들의 음주등 군기가 문란해질 소지를 많이 안고있다.
13중대 관할초소옆에 있는 횟집 주인 김모씨(46)는 『군인들이 노골적으로 술과 생선회를 요구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밝혔다. 초소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박모씨(52·여)도 『군인들이 경계근무시간인 야간에도 술과 안주를 자주 사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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