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은 머리총상 “살해가능성”/장미·십자가 그려진 예복입은채 발견/교주 종말론 신봉… 용모준수 신도매료 ○…스위스와 캐나다에서 모두50명의 떼죽음을 몰고온 사이비종교 「태양의 사원」 집단자살사건은 종교적 광신이 부른 어처구니없는 참극으로 드러났다.
23명이 집단자살한 스위스 셰이리마을의 농가지하실에서 발견된 사망자들은 마치 집단종교의식을 치르는듯 머리를 바깥으로 향한 채 원모양을 만들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은 시체가 아니라 마치 밀랍인형같았다』고 설명.
사망자중 20명은 머리에 총상을 입었고 10명은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었으며 일부는 양손이 묶인 채로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태양의 사원을 상징하는 장미와 십자가가 그려진 검정 빨강 흰색의 예복을 입고 있었다. 제단 위에는 예수와 비슷한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또 이곳에서 1백45 떨어진 그랑주 쉬르 살방 산장에서 발견된 25구의 시체들은 모두 심하게 그을린 시체로 발견됐는데 이중 일부는 어린이들과 10대였다.
신도 2명이 화재로 숨진 캐나다 몬트리올 북부 모랭하이트의 저택은 태양의 사원교단 뤽 주례교주(46)의 바로 옆 집. 숨진 두 사람은 목에 큰 메달을 걸고 있었는데 이 메달에는 묵시록에 나오는 4사람의 전설적인 인물들을 부르는 쌍두의 독수리가 그려져 있고 프랑스어로 태양의 사원을 뜻하는 말의 머리글자인 TS라는 글자가 각인돼 있다.
수사경찰들은 『이번 화재가 타이머나 전화등 원격전기장치에 의해 가솔린등 인화물질이 폭발해 일어난 것 같다』고 밝히고 『총상흔적등으로 볼 때 사망자중 일부는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발견된 사망자들은 신분증·여권등으로 보아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인등으로 알려졌다.
○…태양의 사원 신도들은 종말론을 신봉하는 비밀사교결사체를 만들어 현재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동중이다. 교주 뤽 주례는 신비주의 전통과 종말론을 퍼뜨리며 지난 10년간 스위스와 캐나다에 여러 개의 신도집단을 만든 후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이들을 사로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례는 벨기에출신으로 민간요법의사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강력한 종말론적 요소들에 근거한 신비주의전통을 믿었으며 조만간 말세가 닥칠 것으로 기대했다고 유럽의 한 사이비종교 감시기구소장인 요하네스 아가르드씨가 밝혔다.
스위스의 종교연구가 앨버트 롱참프씨는 주례의 강연은 불에 의한 심판을 주제로 한 것으로 상당히 매력적이었으며 카리스마적인 웅변술로 신도들을 끌어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례가 이같은 신비주의 외에도 검은 머리와 준수한 용모를 지녀 신도들을 매료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해 3월 미국에서 다윗파집단자살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캐나다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무기소지혐의로 퀘벡경찰당국에 체포돼 1천달러 상당의 벌금을 물고 석방됐었다. ○…이번 사건은 78년 남미 가이아나의 인민사원사건과 지난 해 미 텍사스주의 다윗파집단자살사건의 악몽을 상기시킨다.
◇인민사원사건 인민사원사건은 편집광적인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인 사이비교주 짐 존스가 78년 자신이 건설한 남미 가이아나 밀림지역의 신앙촌에서 신도 9백14명과 함께 독약을 마시고 집단자살한 사건. 짐 존스는 당시 미상원의원 일행이 인권유린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인민사원을 방문하자 이들을 살해한 뒤 교인들을 사원광장에 모아놓고 교단간부들이 총으로 위협하면서 교인들에게 청산가리를 탄 청량음료를 강제로 마시게 했다.
◇다윗파 집단자살사건 다윗파는 프리섹스와 종말론을 맹신하는 기독교의 이단. 93년 4월 미 텍사스주의 소도시 웨이코에서 경찰과 51일간 대치 끝에 교주와 신도등 86명이 불을 질러 집단자살했다.【김상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