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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압박감… 태도변화 있을까/북­미 제네바회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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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압박감… 태도변화 있을까/북­미 제네바회담 전망

입력
1994.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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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확고­북 모호입장 절충 주목/양측 성과필요성 “1주내 결론” 지난 달 23일부터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단계 고위급 2차회담을 진행해온 북한과 미국이 6일만에 다시 테이블에서 얼굴을 맞댔다. 지난 달 29일 결렬의 문턱에서 일단 휴회를 합의했던 양측은 5일 북한대표부에서 갈루치대표와 강석주대표가 다시 만나 협상을 재개했다. 이날부터의 회담이 전반부 회담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양측이 충분히 머리를 식히고 만났다는 시차 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갈루치대표를 포함한 미국측 고위대표단은 워싱턴에 돌아가 본국정부에 1주일간의 회담결과를 보고하고 북한의 입장을 분석했으며 한국정부관계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가졌다. 강대표등 북한대표단은 항공편 사정 때문에 평양에 돌아가지 못했다. 북한대표부측은 강대표가 그동안 「자연관찰」(나들이)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역시 제네바에서 평양과 회담전략을 숙의했을 것이다.

 양측은 이 기간에 부·과장급을 대표로 한 하위급 레벨의 실무회담을 세 차례 가졌다. 그러나 핵심문제는 손을 대지 못하고 일반적인 이야기만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6일간의 공백기간이 핵문제 해결에 어떤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아무런 단서를 찾을 수 없다. 단지 두 수석대표가 그동안 본국과의 협의내용 및 하위급 실무자간에 계속했던 협상결과를 토대로 다시 만난 만큼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느껴질 뿐이다.

 이번 후반부 회담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북한의 태도변화 가능성이다. 북한은 미국측이 제안한 약 1주일간의 휴회에 동의하면서까지 12명의 전대표단이 제네바에 남아 회담을 계속하려한 것은 회담을 결렬시키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는 압박감같은 것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회담은 기본적으로 북한이 수세에 놓인 회담이다. 북한은 3단계 고위급 1차회담에서 약속한 핵동결을 대가로 경수로와 대체에너지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으려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최대한의 경제적 실리를 얻어내고 핵동결과 관련해서는 최소한으로 주거나 다음 기회를 고려해 일부 카드는 가능한 남겨놓으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러나 전반부 회담에서 드러난 미국의 기본입장은 확고부동하다. 경수로는 한국이 중심역할을 하는 방식 외에는 대안이 있을 수 없으며 특별사찰은 경수로 건설시작 전에 이뤄져야 하고 폐연료봉은 제3국으로 이전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은 한승주 외무장관의 방미기간에 이같은 원칙을 재확인했다.

 중요현안에 대해 북한이 전반부 회담에서 보인 기본입장은 다소 모호했다. 특별사찰을 꼭 안받는다는 것도 아니고 상호신뢰가 구축된 후에 가능할 것이라든지, 경수로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보장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든지 하는 식이었다.

 5일 속개된 회담은 가장 빠르면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중반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진전없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한주 이상 언제까지 연장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의 잠정휴회는 완전결렬을 막기 위한 양측의 필요에 의해 선택된 현실적 대안이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2차 후반부 회담은 앞서의 회담보다는 비관적이지 않다고 전망해 볼 수 있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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