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책기조 유지·집행에 강도/핵심측근 전면내세운 친정포석/금융개방등 조율관심도 4일 전격출범한 홍재형경제팀은 일단 「신경제」 기조를 유지 집행하는 실무형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신경제가 원론만 무성한 채 각론부분에서 이렇다 할 업적이 부각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새 경제팀은 대통령의 정책의지를 보다 강도높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경제팀이 현행 정책기조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거라는 배경은 8%에 육박하는 성장률과 수출회복등 실물경제의 흐름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경제팀교체가 정재석전부총리에 대한 인책이 아니라 신병에 따른 「순환변동」임을 강조한 청와대측의 설명은 당분간 정책기조의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명제 시행의 주역인 홍전재무부장관과 신경제 입안자인 박재윤 전경제수석을 각각 영전시켜 신임을 재확인한 사실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팀장인 홍부총리는 공격적인 변화보다 합리적인 조화를 중시하는 신중론자로 두루 알려져 있다.
반면 개별 현안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새 경제팀은 종전보다 과감한 자세를 취할 거라는 관측도 만만찮다.
경제팀의 세 주축 가운데 박재무부장관과 한리헌 신임수석은 김영삼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경제분야의 보필을 맡았던 핵심측근들이다. 집권중반기를 맞아 이들을 전면에 내세워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갖고 정면돌파한다』는 김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을 액면 그대로 실천하려는 「친정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신경제가 총론만 그럴 듯 하고 각론은 별로」라는 일부의 평가를 불식시켜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 셈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정부부처나 재계관계자들 사이에선 『부총리와 경제수석의 조정역할이 실종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심심찮게 제기되곤 했다.
지난 해 12월 정전부총리가 취임한 뒤 우루과이라운드(UR) 이행계획서 수정파문과 농안법 개정파동, 한양그룹 합리화지정, 삼성승용차등 진입규제시비등 주요 현안마다 『기획원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들어왔다.
임명권자에 못지않게 정부나 재계에서도 새 경제팀이 보다 적극적이고 선이 뚜렷한 각론집행을 맡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지금까지 알려진 업무스타일이나 강한 개성에 비춰 홍부총리팀이 소리없이 각종 시책을 잘 추스려 나가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개각발표를 듣자 『앞으로 회의시간이 꽤 길어지겠다』고 촌평했다. 발등에 닥친 금융개방과 관련, 홍부총리는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입장인 반면 박재무는 보수적인 견해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금융정책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한때 김대통령의 「경제가정교사」였던 한수석은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한 「강성이미지」에다 일에 대한 욕심이 남다르다는 평가가 겹쳐 향후 정책결정의 무게중심을 청와대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길지 모른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어쨌든 이른바 실세들이 전면에 나선 새 경제팀에선 뚜렷한 원칙제시도 없이 시간만 끄는 「복지불동」 자세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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