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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다시 악화” 우려/「제네바회담 속개」 미국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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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다시 악화” 우려/「제네바회담 속개」 미국 시각

입력
1994.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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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강경선회에 당혹감… 진의파악 주력/경수로제공전 핵의혹 해소 “양보불가” 미국은 오는 5일 제네바 북미3단계 2차회담의 속개를 앞두고 관련 부처간의 내부 의견조율은 물론 한국과의 협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말 귀국한 제네바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핵대사는 3일 앤터니 레이크백악관안보보좌관등에게 2차회담 중간결과를 브리핑하고 대북 협상대책을 숙의했다.

 이에앞서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뉴욕에서 한승주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간의 북미회담 전략을 재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제네바에서 직행한 토머스 허바드국무부부차관보가 배석해 3단계회담에서 제기된 북한측의 입장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특별사찰과 경수로 지원문제등 핵심쟁점에 대해 기술적인 사항은 일부 양보가 가능하지만 핵투명성 확보라는 원칙에는 양보의 여지가 전무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바회담에 관여하고 있는 미관리들에 의하면 북한측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측이 요구한 특별사찰의 대체적인 일정은 물론 사찰허용 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북미 3단계 고위급2차회담 직전 갈루치대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사찰의 시점에 관해서는 융통성이 있을 수 있으나 북한이 경수로를 제공받기 전에 특별사찰을 통해 과거의 핵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측 수석대표 강석주외교부부부장은 이번 회담에서 경수로를 지원받은 이후에나 『소위 핵의혹이라는 것을 제거할 수 있다』며 특별사찰 거부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는 북한이 경수로 건설에 소요되는 향후 10여년동안에는 핵카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나 다름없다. 워싱턴 포스트도 2일자에서 북한이 핵동결과 특별사찰을 거부해 앞으로 양국관계가 다시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제네바회담 기간에 북한군부가 미항모 키티호크의 동해배치를 빌미로 특별사찰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끼어들어 주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대북협상을 주도하는 국무부 관리들은 『아이티사태는 강력한 군사력이 외교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는 로널드 즐라토퍼미태평양함대사령관의 발언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이들은 북한이 즐라토퍼의 발언을 핑계삼아 핵문제에 관한 미국측의 제안을 대부분 거부하고 나선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특별사찰 거부입장에서 나아가 현재 가동중단상태인 녕변 5㎿ 원자로의 재가동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그곳에서 꺼낸 8천여개의 연료봉도 국외반출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미국과 서방의 북한에 대한 핵동결정책을 결국 수정하든지,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은근한 협박이다.

 북한측의 이같은 협상태도는 한편으로는 미국측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협상전술임이 분명하지만 평양측이 최근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에게 김일성 생전의 우호적인 대미정책을 이어나갈 것임을 재차 강조한 뒤에 나타난 것이어서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미관리들은 북한이 김일성에 대한 1백일 조문기간이 끝나는 이달 중순께 보다 확실한 새 대외정책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좀 더 시간을 갖고 북한측의 진의를 파악해 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으나 핵문제에 관한한 어떠한 타협의 여지도 없음을 확실히 하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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