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의 중년부인이 부부관계 후 피가 묻어나와 병원문을 두드렸다. 그 부인은 7년전 냉이 많아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를 받은 적이 있으나 당시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진단받았다고 말했다. 진찰결과 자궁경부에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종양(직경 3㎝)이 생겨 이미 질 상부에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와 조직검사를 한 결과 자궁경부암 2기초였다. 근치적 자궁적출술과 임파선절제술을 받았던 그 부인은 이후 추가치료없이 현재 건강한 상태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암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빈도가 높은 자궁경부암은 이처럼 다른 장기의 암과는 달리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며 자궁경부세포진검사라는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우수한 진단법을 통해 조기진단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암이다. 또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급작스럽게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상피내종양」이라는 암 전단계의 병변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므로 어느정도 예방이 가능한 암이기도 하다.
자궁경부암은 이른 나이에 성행위를 시작한 경우나 성행위 대상자가 많은 경우 높은 발생률을 보여 성행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질병으로 인식되고있다. 성행위를 통해 전파된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이 자궁경부암을 발생케 한다는 학설이 점점 유력해지고 있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40대후반에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엔 젊은 나이의 여성들에게도 증가하고 있다. 주요증상은 출혈이지만 경미해 앞의 경우처럼 부부관계 후 피가 비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암이 상당히 진행되었는데도 출혈등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것보다는 아무런 이상증세가 없더라도 1년에 한번은 자궁암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이 오면 이미 말기증상이므로 「아프지 않으면 병이 아니다」라는 인식은 적어도 자궁경부암에선 해당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화학요법등 여러가지가 있으며 최근 많은 발전을 거듭, 초기암인 경우는 치료결과가 상당히 좋은편이다. 하지만 진행된 암은 그 결과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실정이므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하는」불행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이효표 서울대의대교수>이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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