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올 9월까지 57억불/작년비 2배… 원자재등 도입급증 영향 상공자원부는 9월중 수출이 1년전보다 15.6% 늘어난 83억8백만달러에 이른 반면 수입은 25.4% 증가한 88억2백만달러를 기록, 통관기준 무역수지(수출입차)가 4억9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고 3일 발표했다.
올들어 분기별 수입은 1·4분기에 전년비 12.9%, 2·4분기 16.3%에 이어 3·4분기(7∼9월)에는 23.8%로 증가속도에 탄력이 붙으면서 지난 88년의 26.3%이후 6년만에 가장 높은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이후 9월까지 수출은 6백73억달러(전년비 13.6%증가), 수입은 7백30억달러(17.6%증가)로 통관기준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1년전의 2배를 웃도는 56억6천3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상공부는 추석연휴에도 수출이 두자릿수의 탄탄한 신장세를 보였으나 자본재와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급증, 무역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2∼3개월 뒤의 수입동향을 예고하는 수입승인(I/L)발급액은 9월중 29.2%나 늘어난 반면 수출 예고지표인 신용장(L/C)내도액은 겨우 0.3% 증가하는 보합세로 돌아서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수입은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여파가 본격 반영되면서 금속광물의 경우 70%, 원유 20%씩 크게 늘어났고 기계류와 전기전자부품등 자본재는 30%, 수산물과 잡화류 도입확대로 소비재도 20%를 웃도는 빠른 수입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출은 석유화학제품이 50%이상 늘어나는 호조를 보인 가운데 자동차 선박등이 20%가량 증가해 노사분규 여파를 벗어나 정상궤도에 진입했으며 엔고에 힘입어 대일수출도 20% 가까이 늘어났다.
◎해설/엔고기회 대량적자로 “허송세월”/정부 통상마찰 시비우려 뒷짐만
수입증가세가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3·4분기중 수입증가율이 88년이후 6년만에 최고수준을 보인 것이다. 수출도 9월말까지 13.6%의 높은 신장세를 보여 역시 6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수출입이 함께 늘어나는 「확대균형」의 모습인데다 경쟁력 확충을 위해 자본재 수입이 증가한 때문이니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현실상 불가피하지 않느냐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88년에는 3저에 힘입어 무역수지(통관기준)가 88억달러의 흑자를 보인 반면 올해는 70억달러 가까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되는 정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88년 대규모 흑자로 흥청망청했던 엔고의 기회가 6년만에 다시 닥쳤는데 이번에는 예상을 웃도는 대량 적자로 허송세월하는 양상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폭발적인 수입증가 추세에도 통상마찰 시비가 두려워 뒷짐만 지면서 국내물가 안정을 앞세워 원화절상을 방치하고 있다. 86∼88년 호황땐 흑자관리가 서툴러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더니 이번엔 조급한 외환개방때문에 수출회복의 싹이 피기도 전에 짓눌릴 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유석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