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방역대책등 추궁 불구/보고에서도 빼고 답변마저 “담담” 30일 보사위의 국립보건원 감사는 「페스트국감」이었다. 질문에 나선 14명의 의원중 이 문제를 짚지않은 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급기야는 이날 감사대상이 아니었던 서상목보사부장관이 박상천보사위원장의 「권고」를 받아들여 하오에 황급히 출석해야 했다.
하지만 의원들보다 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국립보건원측은 오히려 담담하고 차분했다. 업무보고에 아예 페스트문제가 포함돼 있지않았다. 「전문프로」다운 여유일 수도 있었다. 반면에 올해 여름 한차례 뇌염백신파동의 홍역을 치러낸 탓에 생겨난 불감증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의원들이 더욱더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했다.
선공은 의사출신인 주량자(민자)양문희의원(민주)의 몫이었다. 『전염병예방이 주업무인 국립보건원이 페스트에 대해 연구한 실적이 있느냐』 『국내에는 페스트 예방백신조차 없다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박주천의원(민자)도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올해만해도 세계적으로 8백1건의 페스트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역학조사라도 해 본적이 있느냐』고 가세했다.
이강추보건원장의 대답은 의원들의 뜨거운 관심이 무색하리만치 간단했다. 『연구실적은 한건도 없다』 『국내에는 아직 예방백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답변에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강희찬의원(민주)은 『당신들이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면 마땅히 인도현지에 가서 연구조사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거칠게 보건원측을 질타했다. 한광옥의원(민주)은 『보건원이 질병예방에 대해 매너리즘에 빠진 탓 아니냐』고 지적했다. 배명국의원(민자)은 아예 야당측의 전매특허인 「장관출석요구」를 전격적으로 내놓았다.
박위원장은 배의원의 제안이 나오자 기다렸다는듯이 이를 받아 배석해 있던 보사부기획관리실장으로 하여금 서장관에게 연락토록 했다.
의원들은 『우리가 너무 요란을 떠는 건지, 공무원들이 침착한 건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보건원측은 서장관이 회의에 불려나와 자신들의 부담이 가벼워진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눈치였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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