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을 싣고 한을 밟는 “조선조 마지막 춤꾼”의 예술혼/이달 유명 전통·현대무용가 잇단 공연/정승희·박인숙·김숙자등 춤판도 관심 유명 무용가들의 수준 높은 공연이 10월의 춤판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전통춤부터 현대무용까지 다양하게 펼쳐질 이들의 공연이 무용애호가들을 일찍부터 들뜨게 한다. 「조선조 마지막 광대」로 불리는 운학 이동안옹(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예능보유자)은 6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전통예술 대공연」을 갖는다. 나이보다 2년을 앞당긴 「운학선생 90세 기념 무대」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공연에는 박경숙등 그의 문하생도 대거 참여해 멋스러운 스승의 춤을 빛낸다.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우리 춤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옹은 무대에 올라 「신선과 학무」 「신로심불로」 「즉흥무」를 추며 춤을 향한 노년의 정열을 불태운다.
1906년 경기 화성군에서 태어난 이옹은 13살때 동네로 찾아든 남사당패에 홀려 가출하면서 길고 긴 춤의 인생을 시작했다. 당대의 명인을 찾아 예능을 익힌 그는 가무극을 두루 갖춘 「만능예인」으로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발탈」 「신칼대신무」 「태평무」 「승무」 「살풀이춤」등 30여종의 전통춤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우리 전통무용의 맥을 이어 온 최고의 원로 무용가이다.
한국무용가 정승희는 9, 10일 하오 7시30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94 정승희의 우리춤 연구 2」를 공연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그는 이번 무대에서 자신이 예술총감독으로 있는 「춤 자하 무용단」과 함께 승무를 비롯, 춘앵전, 처용무, 불교의식무등을 선보인다. 그는 궁중무용인 「춘앵전」을 추기 위해 복식을 복원하고 가창까지 익히는등 각 작품에 담긴 우리 춤의 원형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현대무용으로는 박인숙 김숙자의 무대가 관심을 끈다. 중견무용가인 이들의 공연은 무용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발언하려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
박인숙현대무용단은 6일부터 8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마리아 컴플렉스」를 무대에 올린다. 「국제 가정의 해」를 기념해 추는 이 작품은 낙태를 소재로 현실의 아픔과 사회문제를 표현하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우화적 동작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 왔다.
김숙자 한울무용단은 6∼7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황순원 원작의 동명소설을 춤으로 형상화한 「링반데룽」을 공연한다. 김숙자 김정희 이순등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은 자연보호기금 모금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또한 홍신자 웃는 돌 무용단이 14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92년 발표해 주목받았던 창작무용 「명왕성」의 앙코르공연을 하는등 주요 무용가들의 춤판이 발길을 끈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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