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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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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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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게 들어온 딸아이의 뺨을 때렸더니…」. 무척이나 마음이 언짢은 표정이다. 요즘 딸가진 부모 치고 밤늦은 귀가를 한번쯤 나무라고 주의시키지 않은부모가 없다고 한다. 반드시 딸들뿐이랴, 아들도 밤늦은 귀가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여성들은 또 대낮에도 택시타기가 겁난다고 입을 모은다. 지존파에다 온보현인가 하는 인간말종들의 연쇄납치살인사건으로 생겨난 일이다. ◆이번 사건뿐 아니라 그동안 택시를 이용한 강도, 납치사건에서 주목할 것은 피해자인 여자들이 주로 앞자리에 탔었다는 사실이다. 정말이지 우리나라 여성들은 택시를 탈경우 거의가 앞자리에 앉는다. 오랜 관행으로 묵인되다시피 해온 불법합승 때문임이 가장 큰 이유다. 뒷좌석에 탈 경우 기사들이 싫어할뿐 아니라 심한 눈총까지 준다. 이렇게 길들여지다보니 앞좌석이 오히려 넓어 편하고 다른 승객들과 부딪치지 않아 좋다고도 말한다. ◆외국에선 그렇지가 않다. 승객이 4명일 경우엔 앞자리에 자녀―남자―여자―어른순으로 앉는다. 승객이 3명이면 반드시 뒷좌석에 모두 앉는다. 이번 사건의 충격으로 「부녀자심야택시10계명」등 사고예방을 위한 묘안들이 백출하고 있다. 모두가 이유가 있고 실천하면 도움이 될 내용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다음 세가지는 한번쯤 숙고해 봄직하다. ◆우선 여자승객의 뒷좌석 탑승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다음은 외국에서 처럼 운전석과 뒷좌석사이에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하는 것이다. 원래가 기사 자신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반대로 기사의 범죄도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어서다. 마지막 하나는 뒷좌석에 비상신호장치를 해 유사시 승객의 작동으로 불이 켜지도록 하는 것이다. 너무도 험악한 세상이라 무슨 수가 있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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