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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를 막아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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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를 막아라(사설)

입력
199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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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서 발병한 페스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세계가 비상에 걸렸다. 지난주 인도서부 수라트시에서 처음 발생한 페스트(흑사병)는 불과 1주 사이에 3백여명으로 사망자가 한꺼번에 늘어나면서 중국 사천성등에까지 번지며 급속한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다. 페스트는 오늘의 의학계에선 거의 잊혀진 전염병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14세기 중세유럽지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19세기 후반에는 중국, 인도등 아시아지역에서 집단으로 발생해 1천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던 것이 지구상에서의 마지막 페스트 창궐로 기록되었다.

 다만 지난70년대 초반까지 일부 후진국에서 간헐적인 발병보고가 있었기는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20여년간 거의 발병보고가 없는 상태였다. 따라서 잊혀진 병의 재발이라는데에 세계가 다시한번 놀라고 있는 것이다.

 페스트의 감염경로는 야생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한 것이다. 또 이 균은 사람의 혈액을 통해 폐로 옮겨질 경우 50%이상의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이처럼 무서운 페스트가 그 발생지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는 지금, 우리가 시급히 대비하고 사전조치해야 할일 또한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페스트발생지역을 왕래하는 여행객과 수송수단에 대한 엄격하고 철저한 검색·검역이 중요하다. 요즘처럼 세계화 국제화시대에 사람과 비행기, 선박등 수송수단을 통한 감염원 이동은 쉽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못지않게 시급한 것으로 페스트발생지역의 교민, 주재원들에 대한 안전조치를 들 수 있다.

 정부와 관련기업들은 이미 현지 주재원과 가족에 대해 철저한 방역·예방을 지시하는 한편, 상황이 위급할 경우 철수조치도 취하도록 지시해 놓고 있다. 위험한 상황하에서 일시적인 업무수행과 교역이 중단되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동시에 서둘러야 할 것으론 페스트 발생지역에 대한 여행자제 내지는 중단을 유도하는 일이다. 당사자들이 알아서 처리할 일이라지만 정부나 관련기업이 판단해 차질없이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일반국민들의 생활주변을 더욱 청결하게 하는 일이다. 우리 주변이 깨끗하고, 사전방역(소독)조치를 했을 경우 설령 선박, 항공편으로 침입한 감염매체들도 접근을 할 수 없다. 정부도 그동안 페스트에 관한한 별다른 방역대책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소독과 약의 확보, 보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한다. 선진사회를 구가하는 우리 사회에 후진국병인 페스트의 감염이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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