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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소신·기백도 없이 일하나”(국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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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소신·기백도 없이 일하나”(국감석)

입력
199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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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요구」자료 파문우려 회수/재무부 압력여부 등 추궁 곤욕 『한국은행은 소신도, 기백도 없는가』 29일 재무위의 한국은행 감사에서 의원들은 중앙은행독립문제와 관련,한은의 눈치보기를 질타했다. 의원들은 특히 한은이 「재무부의 간섭배제」라는 내용의 자료를 국감전에 제출했다가 허겁지겁 회수한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김명호한은총재의 보고가 끝나자마자 이동근의원(민주)은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자료회수소동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박정훈(민주) 김정수(민자) 최두환(민주) 김봉조(민자) 박일(민주) 유돈우 정필근의원(민자) 등으로 이어지는 초반질의에서도 한은독립과 자료회수해프닝은 빠짐없이 언급됐다.

 의원들을 실망시킨 자료소동은 지난25일(일요일) 한은의 국감자료가 재무위에 제출되면서 비롯됐다. 이 자료에는 『한은독립성을 제고하기위해 금융통화위의장을 재무부장관에서 한은총재로 바꾸고 재무부의 한은업무감사권을 폐지하고 실질적인 한은총재임기보장을 해야한다』는 강한 주장이 실려있었다. 미심쩍다고 느낀 김원길의원(민주)측은 한은과 재무부에 전후사정을 확인했다.

 하루뒤인 26일 즉각 반응이 왔다. 한은직원들이 의원회관을 돌며 사정사정해 자료를 회수해갔고 이날 밤11시에 새로 인쇄된 자료를 보내왔다. 새 자료에도 한은독립화방안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그 방안은 『중앙은행제도가 개편돼야한다. 다만 이를 위한 한은법의 어디를 어떻게 개정할지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어정쩡한 내용이었다.

 의원들이 어이없어 하는것은 당연했다. 『한은이 아직도 재무부의 남대문출장소냐』는 신랄한 비유(림춘원·신민)도 나왔고 『재무부의 압력이 있었는가』라는 추궁이 계속됐다. 한은 일부직원들도 「행원일동」명의의 유인물을 감사장에 배포, 『임원회의를 열어 수정자료작성을 지시하는등 재무부의 눈치나 살피는 간부들의 모습에 분노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김한은총재의 답변은 여전히「게걸음」이었다. 김총재는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자료회수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한은의 독립을 추진하겠다는지, 안하겠다는지 여전히 불분명했다. 한은독립문제가 어려운 과제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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