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요새처럼 들떠 있고서야 한때 유행했던 총체적 위기소리가 또 다시 안나올 도리가 없겠다. 흔히 민심을 천심이라 여겨 왔는데, 우리 사회의 구석 구석마다 온전한 데라곤 없는게 아니냐는 오늘의 짙은 회의적 분위기 속에서는 모두가 탈각과 자구의 몸부림이라도 쳐야할 때라는 위기의식만이 돌출되고 있다 하겠다. 이럴때 정부당국이 총리주재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사회기강의 총체적 위기를 제2개혁차원에서 강력 대처키로 한 것은 오히려 만시지탄의 감마저 있을 정도로 너무나 당연하다. 왜냐하면 최근 접종한 일련의 말세적 불상사들이 앞으로도 대책없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불안이나 삶에의 회의정도로만 끝나질 않고 우리 조직사회 자체의 해체위기로까지 증폭될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해서 오늘의 총체적 위기란 바로 정부의 통치차원의 위기로까지 직결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위기의식에서 살펴 보면 이날 관계장관회의에서 부처별로 망라된 대책들의 시급한 시행필요성에 일단 공감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 하나 하나의 대책들이 비록 그동안 수없이 공약되어 구두선(구두선)에 그쳐 온바 있다 해도 이번에야말로 각오를 새롭게 해서 정부로서는 실천을 거듭 약속하지 않을 수가 없고, 국민된 도리로서도 다시 한번 속는 셈 치고 기대를 걸어야 하는게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 하나 하나의 구체적 대책은 실천이 보다 중요하다. 걸핏한 대책의 상투적 망라 경향에서 벗어나 단 한가지라도 성의있게 실천될때라야만 국민들의 마음도 풀리면서 사회총체적 개혁에 시민세력도 동참할 자세마저 생겨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제2개혁」의 참된 시작은 이번과 같은 총리의 대국민사과나 대책망라시점이 아니라 정부 스스로 관료조직에 대한 장악력과 정책의 실천력을 제대로 보이면서 비롯될 수가 있는 것임을 정부는 특히 명심해야한다.
우리 사회나 관료조직이 이런 총체적 위기에 빠진 책임을 모두 오늘에 돌릴 수는 없다. 근대화 과정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속으로 곪아 온 걸 지금의 정부나 사회탓으로만 미룰 수는 없기에 일부 당국자의 면책성 변명을 우리는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분명히 할 것은 과거의 총체적 비리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록 없다 해도 비리·비능률 추방을 위한 개혁과 사정을 정권의 뿌리로 내세웠으면 그 한도안에서라도 할 일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점이다. 그래서 말로는 개혁을 앞세우면서 조직을 확실히 장악하지도, 현실을 정확히 분석해 때늦지 않게 대책을 마련해 실천하지도 못할 때의 국민적 실망스러움에 더욱 유의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의 사태야말로 분명 총체적 위기랄 수가 있다. 정부는 사과로만 끝낼게 아니라 새로운 각오와 장악력·실천력으로 총체적 대책의 실마리를 앞장서 풀 책임을 다해 주길 바랄뿐이다. 정부가 자세를 재정립해 정치·경제·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 제2개혁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때 국민들도 따를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