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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가이후 도시키 일본 전총리(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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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가이후 도시키 일본 전총리(한국인터뷰)

입력
199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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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파견활동 군사대국화와 무관/일경제 회복세불구 조정기 더필요□대담=문창재사회부장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전일본총리가 27∼28일 방한, 경희대에서 열린 제13회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2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북한핵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 북한·일본 국교정상화전망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일본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외무장관의 연설을 통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앞으로 상임이사국이 될 경우 세계평화에 기여할 일본의 철학은 무엇인가.

 『일본은 동서대립, 냉전시대의 발상을 넘어서 힘에 의존하지 않고 신뢰양성조치의 분위기를 넓히는 예방외교에 주력할 것이다. 이것은 또한 1991년 가이후내각때 유엔에 정식으로 제안해 의결된 것이다. 우리는 통상병기의 이전과 등록에 관한 제도의 실효화등 세계평화창조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본정부는 최근 골란고원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일본이 캄보디아 모잠비크에 이어 골란고원까지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것을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관련지어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무력행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또한 일본인 누구도 일본이 군사대국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속 깊이 역사에 대한 반성을 새기고 있다』

 ―지난번 총리선거에서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에게 패했는데 사회당의 집권과 그간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선거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우도 좌도 아닌, 이념이 전혀 다른 당이 손을 잡은 현재의 무라야마정권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현정권은 타협과 양보에 의해 현상을 지키는 정권이 되어 있다』

 ―자민 사회당 연립정부의 미래와 일본정계개편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자민이나 사회당 어느쪽이든 자신의 이념을 바꾸어 가지 않으면 연립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 심판을 받게될 경우 정계개편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리라고 본다』

 ―무라야마총리는 내년에 일본 패전 50주년을 맞아 한국등 피해국민들을 위한 기금마련과 보상대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대한 평가는.

 『일본의 행위로 한국국민을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 견딜수 없는 비극과 고통을 안겨준 것에 대한 반성 위에서 일본이 성의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과 일본의 수교문제등 일본의 대한반도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리라고 보는가.

 『한반도에는 동서냉전의 잔재가 아직 남아 있다. 최후의 분단국가가 대화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될 것을 기대한다. 현재 남북대화의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일본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이 되도록 북한과의 국교정상화교섭을 재개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에 관한 사찰문제가 대화를 통해 해결되도록 기대하고 있다』

 ―총리시절 여러 차례 대북한 수교교섭을 벌였는데 잘 안된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는 북한의 핵문제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을 때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북한핵에 대한 투명성요구로 수교교섭도 난항을 겪었다. 북한은 이 문제에 관한한 미국과만 대화하려했기 때문에 우리는 교섭을 잠정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현재의 북미핵회담이 잘 진행되고 남북대화도 추진된 연후 순차적으로 일북수교교섭도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지난 91년 총리로서 방한한 이후 3년만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한국에 대해 어떤 변화를 느끼시는지.

 『3년반전에는 총리로서 공식방문이었기 때문에 무엇을 본다든지의 여유가 없었다. 이번의 경우는 그런 면에서 그간 달라진 한국을 느끼기에 좋은 기회였다. 외형적인 변화보다 한국인들의 활력같은 것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변화라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또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세금비리와 충격적인 살인사건보도를 보고 놀랐다. 어느 사회나 이러한 범죄가 있게 마련이지만 한국의 경우도 급격한 사회변화의 와중에서 이러한 구조적 범죄들이 일시적으로 터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흔히 1인당 국민소득 5천달러를 넘으면서 구조적인 범죄들이 드러난다고 한다』

 ―한국에 직접 와서 남북한문제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오히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었다. 일본에서 듣기로는 김일성주석 사망이후 한국에서 조문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다고 하는데 정말로 조문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한국에 많았는지가 궁금하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어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그쪽 사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일본경제의 향후 전망은.

 『엔고로 인한 불황 타개대책과 그간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노력등으로 이제야 조금 전도가 밝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조정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일간의 경제마찰,한일무역적자의 누적등 무역전쟁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일본으로서는 시장개방과 내수확대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중장기적으로는 저축 초과분을 국민생활과 관련된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구매의욕이 향상되고, 자연히 수입확대로 연결돼 무역흑자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므로 이 부문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리=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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