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성장… 이후 내리막길 경계를”/금리급등·유가도 오름세/「채무국」한국 추가 이자부담 떠안아/원고 등 「자본유입」 부작용 잘 넘겨야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세계경제가 88년의 4.7%이후 7년만에 가장 높은 3.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는 93년의 성장율 2.3%, 올해 전망치 3.1%에 이어 세계경기가 내년에도 계속적인 상승국면에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특히 세계교역량이 올해의 6.8%와 비슷한 수준인 6.3% 증가, 수출환경이 계속 좋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차총회개막을 앞두고 「95년 세계경제전망」을 발표, 이같이 예측하고 그러나 경기상승국면의 지속이 국제금리의 상승을 유발, 달러화 기준 리보(LIBOR, 런던은행간 금리)가 올해 5.0%에서 내년에는 6.0%로 1%포인트나 급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엔 3.4%수준으로까지 하락했던 국제적인 저금리가 올해부터 상승세로 반전하더니 내년엔 더욱 본격적인 고금리로 바뀌는 것이다. 이같은 국제적 고금리는 아직 채무국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이자부담을 무겁게 한다. 특히 자본자유화 조치로 금융개방의 문호가 더욱 넓어지고 있는 만큼 해외증권을 발행하는 국내기업에 1%포인트의 추가적인 이자부담을 고스란히 안기는 것이다.
국제적인 원자재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 국제유가의 경우 올해까지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내년에는 3.5%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배럴당 가격은 올해 15.92달러에서 16.47달러가 된다.
이를 종합해 볼 때 내년 세계경제의 호황은 조만간 내리막길이 올 경기정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로 다음해인 96년의 경기상황을 경계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91년에 경제성장률이 0.8%에 불과할 정도로 불황을 겪었던 세계경제는 93년부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사실은 기업 입장에서 해외시장예측을 할 때 현재의 호경기가 장기적으로 유지될것이라는 단순한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판매시장은 경기가 좋은데 생산쪽의 여건은 원가상승등으로 서서히 악화되고 있으며 이는 조만간 판매시장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IMF는 해외자본 유입이 증가하는 국가에 대해 각별히 경고성 지적을 하고 있다. 『적절한 거시경제, 무역 및 외환정책의 결과 확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거나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국가들의 경우(직접적인 거명은 안했지만 한국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에도 자본유입이 경기과열과 환율절상등을 유발, 경제정책운영을 복잡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유입되는 자본이 효율적으로 투자되고 성장잠재력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되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상황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증시회복 기여, 각종 자본유입에 의한 환율절상등 자본유입 부작용의 초기상태를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선진국과 개도국은 여전히 저성장―저물가, 고성장―고물가로 각각 특징지워진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선진국은 2.7%, 개도국은 5.7%로 각각 전망됐고 물가상승률은 선진국이 2.7%, 개도국이 12.8%였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였다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고 있는 「체제전환국」의 경우 성장률은 마이너스 1.4%로 뒷걸음질치고 물가는 92.9%로 극도로 불안정한 저성장―고물가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전망이다. 그래도 92년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마드리드=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