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지도 목욕도 말라”… 감염공포/사태 더 악화땐 특별기 투입 채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수라트시에서 발생한 폐페스트가 인도전역으로 확산되자 뉴델리에 있는 인도주재 한국대사관과 현지에 진출해있는 우리기업들도 페스트의 확산추세를 주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페스트 진원지인 수라트에 있는 현대중공업이사 양서윤씨등 직원 5명은 지난 23일 더 이상 현지체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차량편을 이용, 인근 봄베이로 탈출했다. 송유관공사를 위해 파견된 양씨등은 22일상오 페스트환자 25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와 함께 시당국이 수돗물을 마시지 말고 목욕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자 현지인직원 10명과 함께 미니밴 3대에 분승, 시를 빠져나왔다.
수라트지역에서 가스프로젝트공사를 하고 있는 대림엔지니어링직원 5명도 지난 23일 1백20 떨어진 바로다로 피신,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
뉴델리에 있는 인도주재 한국대사관의 조원형공보관은 『수라트지역은 기차역과 버스터미널등 주요 지점에 검역반이 배치돼 탈출자들의 감염여부를 체크하고 있으나 이동주민들의 완전통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에 진출해 있는 한국공장이나 공사현장은 모두 18곳으로 이중 수라트에 현대중공업과 대림엔지니어링이 공사를 하고 있으며 인근 나트라 자크리에 현대건설이 수력발전시설공사를 하고 있다. 또 봄베이 근교에 한일합섬의 합작공장인 한일애라, 브라스지역에 유한양행 합작공장이 있다.
수라트지역에서 2백60가량 떨어져 있는 봄베이는 피난민이 쇄도하고 있는데 이곳의 한인회를 중심으로 한 한국상사주재원들은 27일 긴급회의를 갖고 아직 철수 필요성은 없으나 사태의 진전에 따라 적절히 대응키로 했다.
박대우대한항공 봄베이지점장은 『페스트가 더욱 확산될 경우 특별기를 띄워 1백여명의 한국상사직원및 가족들을 긴급수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델리에 있는 우리 대사관측은 『페스트가 수라트지역에서는 수그러들고 있으나 오늘 아침까지 뉴델리에서만 16명의 환자가 발생하는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당분간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26일 페스트 치료제인 테트라사이클린 1만정을 교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외무부에 긴급요청했으며 매일의 상황은 물론 현지외국공관들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 인도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모두 3백50명정도로 상사직원 기술자 유학생 공관원등이 대부분이다. 대사관측은 그러나 현지에 나와있는 우리교민과 이곳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현격히 차이가 나고 접촉도 그리 많지 않아 아직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외무부에는 각 여행사와 시민들로부터 인도관광을 해도 괜찮은지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외무부여권과의 해외여행안전대책반은 27일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관광협회등 관련기관에 긴급공문을 보내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여행은 자제해 주도록 당부했다. 여권과는 그러나 아직은 업계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 서남아과의 곽원호서기관은 『수일내로 현지대사관에서 요청한 페스트치료제를 보내줄 계획이나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현지교민들의 철수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김상우기자】
◎사망자 3백여명… 군경동원 감염자색출 총력
○…인도서부에서 발생한 폐페스트는 28일 현재 수도 뉴델리등으로 확산되면서 인도전역에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관계당국의 비공식 추계에 의하면 이날 현재까지 사망자가 3백여명에 달하며 감염자가 북·동부지역등으로 번져 페스트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번 폐페스트의 발원지인 수라트시에서 동북쪽으로 1천8백나 떨어진 뉴델리와 캘커타에서는 이날 9명의 환자가 새로 확인됐고 동부 벵골주에서도 6명이 발견됐다고 인도보건 당국은 밝혔다. 진앙지인 수라트시 지역의 환자는 지난 26일의 4백52명(공식집계)에서 하루사이에 80명 가까이 추가된 5백31명으로 늘어났다.
○…인도정부는 그동안 주정부차원에 머물렀던 방역활동을 연방정부차원으로 강화, 다각적인 비상대책을 펴고 있다.
마두 수단 다얄 연방보건장관은 이날 인구 9백만의 수도 뉴델리등 전국 주요도시에 대해 대규모 방역작전을 긴급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대도시들은 군·경등 보안병력까지 동원해 감염경로 차단및 감염자 색출에 나서고 있다.【뉴델리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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