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 파도에 화물칸열려 참변/칠흑어둠속 다국적 구조활동/추운 날씨·시속90㎞ 강풍… 생존자 적을듯 ○…28일 발트해에서 침몰한 국제여객선 에스토니아호는 파고 6의 격랑에 느슨하게 잠겨 있던 화물칸의 문이 열리면서 참사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의 TT통신 보도에 의하면 사고해역에서 구조된 에스토니아호의 한 생존자는 『바다에 높은 파도가 치면서 배가 좌우로 심하게 기우뚱거리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뱃머리쪽의 화물칸 문이 열리면서 바닷물이 폭포처럼 들이친 후 배의 엔진과 전기가 꺼졌다. 그리고 나서 30분도 못돼 배가 가라앉기 시작, 5분만에 완전히 침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구조작업에 참가한 한 요원은 『첫 구조선박이 핀란드에서 15해리 떨어진 사고해역에 도착하기 직전 에스토니아호는 수심 80의 발트해로 가라앉으며 시야에서 사라졌다』며 『사고해역이 칠흑같이 어두워 구명정에서 나오는 불빛과 비상등만이 눈에 들어왔을 뿐 에스토니아호의 거대한 선체는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에스토니아 정부관리들에 의하면 에스토니아호는 선령이 14년된 상당히 노후한 배로 에스토니아와 스웨덴의 회사가 공동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몰 후 사고해역에는 인접국가들의 헬리콥터와 선박등이 총 동원돼 핀란드 동서쪽 항구인 투르쿠에 설치된 합동구조센터의 지휘하에 입체적인 구조작업이 진행됐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등으로부터 모두 18대의 헬기와 한대의 고정익 비행기, 그리고 최소한 10척의 구조선이 구조활동에 나섰다.
핀란드 해상구조대장 미카 뢰네마는 『칠흑같은 어둠과 시속 90 강풍 및 영하의 추운 날씨로 구조활동이 크게 차질을 빚고 있다』며 『해수온도가 섭씨 10도 이하로 아주 차가워 더 이상의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구조활동을 벌인 스웨덴의 한 헬리콥터 조종사는 『부근 해상에서 약 40척의 구명정을 목격했다』고 전하면서 불행히도 대부분의 구명정은 텅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호에 탄 승객중에는 스웨덴인이 4백44명으로 가장 많고 에스토니아인 2백여명, 그밖에 핀란드와 노르웨이 독일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러시아 캐나다인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에스토니아관리들은 말했다.
그러나 핀란드 구조대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침몰선박의 회사측이 제공한 탑승객 명단을 근거로 『에스토니아호 탑승자는 모두 9백63명』이라고 주장, 탑승자가 8백67명이라고 말한 에스토니아관리들과 혼선을 빚었다.
○…레나르트 메리 에스토니아대통령은 28일 에스토니아호 침몰사건과 관련, 1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시했다.【탈린(에스토니아) 투르쿠(핀란드) 모스크바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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