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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성 재인식 절실”/「세계평화의 날」기념 국제학술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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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성 재인식 절실”/「세계평화의 날」기념 국제학술회의

입력
1994.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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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후원 어제폐막/자본주의 병폐시정·도덕성 회복 당면과제/공동체의식위한 교육진흥·법지배 확립을 제13회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국제학술회의가 27, 28양일간 서울신라호텔과 경기광릉의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서 열렸다.

 국제연합 한국협회(회장 유창순)와 경희대가 공동주최하고 한국일보사가 후원한 학술회의의 슬로건은 「도덕성과 인간성의 회복」. 특히 이번 학술회의는 살인조직 「지존파」 「택시살인마」 거액세도등 사회병리적 대형사건이 빈발하고있는 가운데 열려 사회공동체의식 함양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도덕성의 회복」 「인간성의 회복」 「세계공동규범」이란 3개 분과주제로  나눠 열린 토론회는 무분별한 개발논리가 가져온 자본주의의 병폐를 고발하고 실추된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 21세기를 맞는 당면과제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지구촌 공동체윤리를 요청한다」는 주제로 첫 분과회의 기조발표에 나선 이한빈전부총리(경희대평화복지대학원교수)는 『도덕성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있는 자본주의 시장이 21세기 지구공동체촌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도덕성에 입각한 범인류적 윤리강령의 창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를 「불신과 무관심이 팽배한 반정치의 시대」로 규정한 나종일교수(경희대)는 『패륜적이고 극악무도한 범죄를 사회구조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교수는 최근의 잇단 말기적 사회병리현상을 의식한듯 『어떤 구실도 개인의 도덕적 책임을 무효화하는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인간적인 정치는 추상적인 이론이나 인위적 구조 대신 구체적인 개개인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리적 인간주의의 길」이란 주제로 토론에 나선 제럴드 A 라루에박사(남부캘리포니아대)는 『실천적인 인간윤리만이 개인적인 자유와 인권에 대한 존경을 성취할 수 있다』며 편협한 민족주의와 독단적인 종교를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는 『인권이 신장되고 자유를 최대한으로 누리려면 실정법이 제대로 적용돼야 가능하다』며 유엔의 경찰력동원등 국제기구의 강제적 조치도 적절하게 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블라디미르 쿠릴로프 러시아 극동대총장은 『한사람의 도덕적 행동을 형성하는 사회적 주요수단은 교육 및 문화적 수준, 인격의 발달을 고양시키고 능력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데 있다』며 합법적·도덕적·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유인」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이틀간의 학술대회를 마치면서 무엇보다 인간존엄성에 대한 재인식이 절실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장려, 사회유대감 회복, 법의 지배를 확립하는데 사회적 역량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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